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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역 출발 전광판 스타트업은 왜 망했을까

철도역 등에 걸린 전광판을 만들어 실제 열차 발차 시각이나 커스텀 텍스트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해 판매한 스타트업인 NYC트레인사인(NYCTrainSign)은 제품 공개 얼마 뒤 도산했지만 마케팅에는 성공해 일정 시점 25만 달러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사라졌다. 이유는 뭘까.

2017년 당시 NYC트레인사인은 스타트업으로 출발 티켓 복제본을 제조, 판매하고 있었다. 문자를 표시하는 입상으로 카페나 피자 가게에 팔리고 있었지만 2018년 경영 파탄으로 일부 구입자에게 제품이 가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NYC트레인사인이 만든 발차표 내부에는 LED 패널이나 라즈베리파이, 마이크로SD 카드 등이 담겨 있었지만 일부 부품은 나사 고정이 느슨해 너무 움직이면 벗어나는 등 문제가 있었다. 사용 부품 가격도 상당히 높고 모두 따지면 150달러다. 보통 제품 소매가격은 부품 4배 가격이 되는 걸 감안하면 판매 가격은 600달러가 타당하다. 실제 공식 사이트에선 599달러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어떤 기사에선 절반 가격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실제로 손에 넣은 사람 중에는 더 낮은 가격을 지불한 사람도 있었다. 가격 인하가 있었는지 할인이 있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그렇더라도 사인에 600달러는 너무 비싸다.

부품 중 HAT라는 부품은 25달러짜리를 골랐지만 2.1달러 부품으로 대용 가능하다. 더 좋은 걸 사용했지만 왠지 라이트가 깜박이는 문제도 있었다고 한다. 서버와 통신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만든 코드에도 다양한 품질 문제가 있다. 코드 에디터 설정 에러로 인한 탭과 스페이스 혼재가 빈발해 깃 이력이 통째로 마이크로SD 카드에 보존되고 있어 코드 재활용이 거의 없는 등 아마추어 같은 실수가 있었다고 한다.

NYC트레인사인이 안고 있는 문제는 부품 비용이 비싸고 많은 제품을 할인해 판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만든 제품을 117달러 혹은 300달러라도 너무 싸며 이 사인 자체는 처음부터 600달러에 팔아야 했을 것이다. 재고 관리에 대해선 마케팅이 성공해 제품에 대한 수요는 상당히 있었던 것 같지만 제품은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저가로 판매하는 건 불가능했다. 부품 조달에 걸리는 리드타임도 영향이 있었다고 보여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주문을 계속 받는 건 할인된 주문을 처리하기 위한 자금을 얻으려 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처음부터 부품 비용을 낮추거나 일정 수익을 얻기 위한 더 나은 전략이 없으면 회사는 유지할 수 없게 된다. NYC트레인사인은 제품에서 뭘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없으며 모든 단계에서 뭘 할지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발차표와 통신하는 도메인도 구입 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를 구입해 좋아하는 발차표에 좋아하는 문자를 표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작성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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