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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피파이 “3명 이상 정기 회의 영구 폐지” 선언

쇼피파이(Shopify)가 3명 이상이 모이는 정기적인 사내 회의를 영구 폐지할 방침을 굳힌 것으로 밝혀졌다.

2023년 들어 쇼피파이는 캘린더 내 예정 소멸을 실시해 3명 이상이 모이는 정기 회의를 삭제, 앞으로는 같은 회의를 폐지하고 수요일에는 일체 회의를 실시하지 말 것, 50명 이상 대규모 회의는 목요일에만 하고 6시간 틀 안에 두는 것 같은 규칙을 새로 정했다. 또 직원은 회의를 거부하고 내부 대규모 채팅 그룹에서 벗어나도록 권장한다.

토비 뤼케 쇼피파이 CEO는 성명에서 창업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뺄셈이라며 할 수 있었을지 모를 다른 모든 걸 놓치게 되며 회의를 추가해가면 할 수 있는 일 수가 적어진다면서 이렇게 되면 현상을 유지하는 사람 수만 점차 늘어나 버린다는 말로 회의 폐지 이유를 밝혔다.

한 전문가는 회의 관리가 불충분하면 직원 의사가 저하되어 퇴직 의사까지 높아져 버린다고 한다. 쇼피파이 한 임원은 오랜 세월에 걸쳐 과도한 회의가 일상적으로 몰려드는 걸 봐왔다면서 회의는 버그이며 오늘로 이 버그를 수정한다고 밝혔다.

뤼케 CEO도 마찬가지로 회의는 버그라며 만일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신뢰성 문제, 명확성 문제 또는 API 누락이 발견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게 훨씬 낫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31개국 3만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2022 Work Trend Index)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인해 첫 2년 만에 원격 작업 영향으로 인해 회의 시간은 3배로 늘었으며 주례회의 횟수는 2배 이상 늘었다는 데이터도 있다. 팬데믹은 일단락됐지만 습관은 그대로 남아 있게 된 것.

코로나19 시절 줌과 함께 급상승주에 이름을 올렸던 쇼피파이는 지난해 주가가 75%나 하락해 직원 1만 명 가운데 1,000명을 해고해야 했다. 회의를 줄이고 남은 직원으로 어떻게든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버드대학이 2014년 실시간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이 주례회의에 소비하는 시간은 연간 30만 시간에 달한다고 한다. 뤼케 CEO가 밝혔듯 시간은 제로섬으로 한쪽에서 시간을 쓰면 다른 쪽에 쓸 수 없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일에 집중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작업을 영문으로는 딥워크(Deep Work)라고 하지만 회의가 몰린 날에는 이런 딥워크를 할 수 없다. 아무래도 직원은 이 구멍을 메우려고 아침 일찍 일어나거나 밤늦게까지 일하고 혹은 주말에 해야 하는 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이 다업종 상급 관리직 1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회의 탓에 자신의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답변 62%, 회의는 생산성과 효율성에 부정적이라는 응답 71%, 회의가 있으면 깊은 생각을 모으지 못한다 64%, 팀간 거리를 줄일 모처럼의 기회를 낭비한다 62% 등으로 답했다고 한다. 회의로 업무 능률이 떨어질 정도라면 하지 않는 편이 회사에서도 좋다는 게 상급 관리직 70%가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 대학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회의를 모두 없애 삭감할 수 있는 비용은 직원 100명 규모 회사 기준 연간 250만 달러, 5,000명 이상 회에선 연간 1억 달러라고 한다. 회의에 묻혀 사는 건 지금은 리더십과 판단력 부족의 증명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갑자기 전면 철폐를 하는 건 어려울 수 있다. 필 리빈 에버노트 공동 창업자는 특정 요일만 정해 그 날은 전 직원이 캘린더를 차단하고 회의를 하지 않고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에 서로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미팅 프리데이 같은 건 주휴 3일제에서도 생산성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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