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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안드로이드에 아이메시지 제공 여부 논의했다

애플이 개발, 제공하는 메시징 앱인 아이메시지(iMessage)는 현재 모바일 시장을 iOS와 양분하는 안드로이드에 제공되지 않으며 구글이 추진하는 메시징 규격인 RCS에도 대응하지 않는다. 그런데 2021년 공개된 애플 사내 이메일에서 2013년 시점 아이메시지를 안드로이드용으로 제공해선 안 되냐는 논의가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

기술 업계 내부 이메일을 공개하는 웹서비스인 인터내셔널테크이메일스(Internal Tech Emails)는 11월 7일 애플 고위 임원이 2013년 주고받은 이메일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들 이메일은 2021년 애플과 에픽게임즈간 소송으로 인해 공개된 것이다.

애플 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인 에디 큐는 2013년 8월 7일 사내 이메일에서 자사는 아이메시지를 안드로이드에 도입해야 한다며 하지만 자사는 전속력으로 이를 공식 프로젝트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 이는 당시 보도된 구글이 왓츠앱을 인수하지 않겠냐는 기사에 반응하는 형태였다. 결과적으로 왓츠앱을 인수한 건 페이스북이었지만 메시징 네트워크를 타 기업이 획득하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있었던 걸 알 수 있다.

에디 큐의 발언에 대해 애플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필립 쉴러는 아이메시지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며 난색을 나타냈다. 에디 큐는 이에 대해 구글이 검색, 이메일, 무료 영상, 브라우저 등 많은 분야에서 급성장하고 있으며 모바일 환경에서 중요한 메시징 앱까지 빼앗기는 위험성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 부사장인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확실히 아이메시지는 좋은 앱이지만 iOS 사용자 친구가 적은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메시징 앱을 환승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드로이드에도 아이메시지를 제공하게 되면 iOS 사용자 지인이 많은 고객이 안드로이드를 선택하기 쉬워져 결과적으로 iOS 점유율이 줄어든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페더리기의 우려에 대해 에디 큐는 안드로이드의 거대한 시장 점유율은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이며 아이메시지를 더 좋은 앱으로 만들어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도 매력을 알게 하는 게 최선이라고 반론을 펼쳤다.

이에 대해 쉴러 부사장은 이는 윈도에서 사파리를 제공하려고 시도한 전략과 유사하다며 이는 작동하지 않았다며 부정적 코멘트를 더했다. 에디 큐 부사장은 여전히 아이메시지에서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사용자를 획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쉴러 부사장은 아이메시지는 자사 아이폰 사용자에게 가치를 가져다주는 iOS 기능으로 태어났다며 앱으로 구글과 왓츠앱에 대항하기 위해 메시징 앱 비즈니스에 진입하는 건 넌센스라고 반박했다.

결과적으로 애플은 안드로이드에 아이메시지 제공을 보냈기 때문에 현재도 안드로이드 기기와의 메시징에 있어 읽음 확인이나 파일 전송 등 기능이 제한되고 있다. 2022년 9월에는 언론으로부터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어머니에게 영상을 보내려고 하면 압축되어 흐려져 버린다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묻자 팀쿡 CEO가 엄나에게 아이폰을 사주라고 답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보도에선 iOS 사용자가 얻는 경험을 우선으로 둘러싸는 애플 전략은 단기적으로 보면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 우위를 잃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덧붙여 페더리기 부사장은 2022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주최한 라이브 이벤트로 이 문제에 대해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언급하고 있다. 그는 2013년 에디 큐와 나눈 얘기에 대해 모바일 메시징 시장에 진입할 경우 기존 제품과 차이를 만들어내는 형태로 진입해야 한다는 게 초점이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비용이 들고 페더리기 등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용 아이메시지 제공을 포기했다고 한다. 만일 안드로이드용으로 아이메시지를 출하했을 경우 향후 서비스 개선 발판이 되어 버리겠다는 점에 대해 페더리기는 자신이 공헌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하려고 생각했다며 어디에 투자하고 어디에 차이를 가져올지 선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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