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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한 FTX, 해킹으로 자금 도난 당했다?

11월 11일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미국 연방법에 근거한 파산 절차를 신청했다. 절차에 따라 고객 자금이 동결되는 등 소동이 발생했고 일부 자금은 누군가에 의한 해킹으로 도난당했다고 한다.

FTX CEO이자 창업자인 샘 뱅크만 프리드는 사임했으며 한때 엔론 사업 청산에 종사하기도 한 존 레이가 새로운 CEO로 임명됐다. FTX는 성명에서 FTX US와 알라메다리서치(Alameda Research) 등을 포함한 130개 계열사도 파산 절차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11월 9일 FTX는 자산 유동성 저하를 이유로 경쟁자이기도 한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협력을 요청했다. 바이낸스는 FTX 인수 의향을 보이며 도움을 시도했지만 하루가 지나지 않아 계획을 철회했다. 이 때 바이낸스는 문제는 자신들의 관리 능력을 넘어섰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FTX가 파산 절차를 시작하면서 바이낸드 창펑 자오 CEO는 암호화폐 시장은 2008년 리먼쇼크 금융 위기와 비슷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11일 파산 신청 몇 시간 뒤 FTX에선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는 게 밝혀졌다. FTX는 직후 해킹됐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멀웨어 위험이 있는 만큼 FTX 앱을 업데이트하지 말고 삭제하고 공식 사이트에도 액세스하지 말라고 고객에게 전달했다. FTX는 자산 보호를 위해 모든 디지털 자산을 콜드 스토리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영향으로 많은 사용자가 계좌 잔액이 0이 됐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FTX 로그인 포털이 503 오류를 반환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암호화폐 분석 기업인 엘리스틱엔터프라이즈(Elliptic Enterprises)에 따르면 해킹으로 인해 3억 7,100만 달러 상당 암호화폐가 계좌에서 도난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 가운데 2억 2,000만 달러 는 곧바로 다른 암호화폐로 변환됐다고 한다. 변환을 통해 통화 압류를 피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후에도 계좌에서 1억 8,600만 달러 암호화폐가 이동한 걸 알게 됐다고 한다. 다만 이는 FTX가 직접 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FTX는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은 해커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크라켄 최고 보안 책임자는 FTX 자금을 훔친 해커가 크라켄을 이용해 거래했기 때문에 크라켄에 등록된 본인 확인 정보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FTX US 측 법률 고문은 도움을 받을 수 없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고객 자금이 위태로워지는 가운데 해킹과는 별도로 FTX 계좌에서 100억 달러 상당 암호화폐로 옮겨졌다고 보도됐다. 이런 통화는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로 옮겨졌고 이후 10∼20억 달러 상당 암호화폐가 알라메다리서치 자산에 게상되지 않고 모습을 지웠다는 게 밝혀졌다.

이 건에 대해 프리드가 전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외부인에게 들키지 않고 회사 재무 기록을 바꿀 수 있는 백도어를 개발하고 있었다는 보도도 있지만 프리드는 이 존재를 부인했다. 또 다른 보도에 따르면 FTX 투자 자료를 확인하면 파산 전날 FTX는 90억 달러 부채에 대해 매각 가능한 자산을 9억 달러 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도 밝혀졌다.

FTX가 거점을 두고 있는 바하마 증권거래위원회는 FTX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있으며 프리드를 감시 하에 두고 사정을 듣고 있다고 한다. 또 파산 소동 속 바하마 규제 당국이 고객 자금 인출을 촉진했다고 전한 FTX에 대해 바하마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FTX 일부 직원은 한때 FTX가 거점을 두고 있던 홍콩을 향해 이동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FTX 전 임원 3명과 알라메다리서치 CEO 등은 두바이로 갈 방법을 찾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이 계획은 미국이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조약을 맺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양국은 2월 24일 상호 법적 지원 조약을 체결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이 홍콩에서 두바이로 가려고 하면 공항에서 구속되어 그대로 미국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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