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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년 전 화석이 말해주는 비밀

현생종 3개와 통하는 특징을 갖춘 무엇보다도 독특한 외형을 보유한 캄브리아기 생물이 발견됐다. 이 생물(Wufengella)은 몸 길이 1.27cm 정도로 강모와 장갑을 갖추고 있으며 태고 시절 생물 진화 과정을 위한 단서가 되고 있다. 이 화석은 2019년 중국 운남성 언덕에서 발굴됐다. 보존 상태가 뛰어나 단단한 골격과 함께 연조직에 대한 세세한 사항이 유지되고 있었다.

이 생물은 캄브리아 종반에 이르는 시기 5억 1,800만 년 전 살았다. 이 시기는 폭발적 진화에 의해 동물이 다양화되고 해저 생물이 번영했다. 퇴적물을 여과해 섭식하는 당시로는 거대한 생물이나 해저에 있는 조개껍질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날카로운 이를 가진 아가미 동물 등이 서식하고 있었다.

이런 시대를 살았던 이 생물은 비대칭적인 골격에 강모, 평평한 본체라는 독특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 벌레를 닮은 생물 화석을 분석한 결과 현생하는 팔다리 동물, 외항 동물, 맹충 동물 등 3종의 먼 조상인 게 판명됐으며 해당 사항은 학술지(Current Biology)에 보고됐다.

브리스톨 대학 연구팀은 수십 년간 화석으로 찾아내려던 생물이라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이 생물은 팔다리 동물, 외항 동물과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종(camenellan tommotiid)으로 분류된다. 3가지 동물은 모두 촉수관이라는 해수 중 유기물을 여과 섭식하기 위한 기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촉수관류 동물이라고도 한다.

다만 이 화석이 직접적인 조상이라기보다는 친척 뻘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시조새가 조류 진화 과정을 보여주듯 이 생물은 촉수관 동물 조상에게 어떤 특징이 있었는지 알려준다는 것이다.

현대 촉수 동물은 해저에 정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이동성 유기물에서 진화했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연구팀은 현존 친척보다 이 생물 쪽이 복잡한 형태를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는 현대 촉수관 동물이 정착하는 생활을 채택하면서 더 이상 이동에 적합한 몸이 필요 없게 됐기 때문이다.

캄브리아기에는 짧은 기간 중 많은 다양화를 경험한 만큼 생물이 서로로부터 어떻게 진화하고 공통된 조상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알기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이 생물 발견으로 이런 진화에서의 누락을 조금이라도 알게 될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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