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있는 은하수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 질량 블랙홀인 궁수자리A*(Sgr A*) 주위를 광속 30%라는 경이적인 속도로 주회하는 고온 가스 덩어리가 발견됐다. 이 가스 덩어리는 수성 태양 주회 궤도와 비슷한 거리를 불과 70분 정도에 주회하고 있다고 한다.
궁수자리A* 블랙홀은 태양 400만 배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다. 지난 5월 전 세계에서 설치된 전파망원경 8개를 연동해 가상 망원경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인 이벤트호라이즌텔레스코프 ETH에 의해 이곳 이미지가 촬영된 게 발표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막스플랑크전파천문학연구소 등 연구팀은 칠레에 위치한 아타카마 망원경 관측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러자 2017년 4월 관측 데이터에서 이곳 주변에서 이상한 빛을 검출했다고 한다. 궁수자리A*에서 이런 종류 플레어는 과거에도 X선 망원경과 적외선 망원경으로 관측되어 왔으며 블랙홀 주위를 고속 주회하는 가스 덩어리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되고 있었다. 그런데 X선이나 적외선이 아닌 전파 관측에서 플레어 존재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연구팀이 플레어를 방출한 가스 덩어리에 대해 분석한 결과 수성의 태양 주회 궤도와 비슷한 크기 블랙홀 주회 궤도를 불과 70분 만에 주회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연구팀은 수성과 비슷한 크기 궤도에서 궁수자리A*를 주회하는 가스의 뜨거운 거품이지만 이를 단지 70분 만에 주회한다며 이는 광속 30%라는 경이적인 속도라고 밝히고 있다.
또 가스 덩어리는 강하게 치우친 혹은 비틀린 빛을 방사하고 있었고 싱크로트론 방사 징후도 확인됐다고 한다. 이들은 강한 자기장 조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가스 덩어리는 블랙홀 주위를 소용돌이쳐 물질을 공급하는 MAD(magnetically arrested disk)에 내장되어 있는 게 시사된다고 한다.
보통 초대 질량 블랙홀에 너무 가까이 있는 천체는 압도적 중력으로 당겨져 버리지만 이번에 발견된 가스 덩어리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블랙홀 근처에서 안정된 궤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전파 망원경으로 플레어를 관측할 수 있었던 건 가스 덩어리가 에너지를 잃고 차가워져 더 긴 파장으로 관측 가능하게 됐기 때문일 가능성도 시사된다. 따라서 최종적으론 가스 덩어리가 감속해 블랙홀에 끌려갈지 모른다.
논문 공동 저자인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 천체 물리학자(Monika Mościbrodzka)는 이런 플레어의 자기적 기원을 보여주는 강한 증거를 발견하고 관측에서 프로세스의 기하학적 형상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