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서부 뉴멕시코주에선 그린칠리(Capsicum Annuum L ‘New Mexico chile’)라는 청고추가 대표적인 향토 요리에 이용된다. 그린칠리 요리를 하려면 칠리페퍼를 로스팅해 맛을 끌어올리면서 껍질을 제거하기 쉽게 만드는 공정이 필요하지만 이 공정은 환경친화적이지 않다. 그린칠리 농장에서 자란 엔지니어가 태양광으로 칠레를 로스팅하는 환경친화적인 그린칠리 조리 방법 실험을 공개하고 실험 결과를 에너지 지속 가능성 관련 국제회의에 공유했다.
샌디아국립연구소 SNL에 따르면 칠리페퍼를 로스팅하기 위해 프로판가스를 이용하면 한 시즌에 이산화탄소 7,800톤이 뉴멕시코만에서만 배출된다는 계산이 나오며 이는 자동차 1,700대 연간 배출량에 상당한다.
따라서 SNL 태양열 시험 시설 연구자는 그린칠리를 로스팅하는 환경친화적 방법으로 태양광으로 그린칠리를 로스팅하는 실험을 했다. 그린칠리 실험에선 고온 로스팅이 필요한 식품을 태양광으로 실시하면 기존 프로판 가스에 의한 로스팅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받았다.
연구팀은 높이가 60m인 태양열 시험 시설 옥상에 스틸 재질 드럼형 칠리 로스터를 설치해 그린칠리 조리를 시도했다. 태양광을 집광하기 위해 사용되는 헬리오스탯을 38∼42대 이용해 로스터 전체에서 기존 프로판 가스를 이용한 로스터에 필적하는 900도 이상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태양광으로 로스팅한 칠리는 프로판가스 로스터로 로스팅한 것보다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맛은 그린칠리 애호가 14명 대부분이 더 맛있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태워버리는 걸 피하기 위해 로스팅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며 원래 태양광 로스팅 쪽이 프로판 가스 로스팅보다 빨리 끝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또 프로판 가스 로스팅은 버너가 있는 곳에서만 열을 얻기 때문에 위에 쌓인 모든 칠리를 효율적으로 가열할 수 없지만 태양광 로스팅은 로스터 전체를 균일하게 가열할 수 있기 때문에 친환경 뿐 아니라 칠리를 더 빠르고 양질로 볶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프로판가스 로스팅과 태양광 로스팅을 비교하면 그린칠리 9.9kg당 1.2kg 온실가스를 삭감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뉴멕시코주 전체가 프로판 가스에서 태양광으로 전환하면 매년 13만 그루 묘목을 심어 10년간 키우는 식림 활동에 상당하는 삭감량이다.
태양광 로스팅 시스템은 모으는 태양광을 조정해 온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그린칠리 뿐 아니라 대두나 곡물, 커피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그린칠리나 커피, 곡물 등 식품을 로스팅하기 위해서만 헬리오스탯 타워와 설비를 구축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이 로스팅 시스템을 각 가정에서 그린칠리를 로스팅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작고 간편한 제품으로 전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