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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BI “화웨이 기기, 국방부 핵무기 관련 통신 가로채는 게…”

미국에선 중국 사업자인 화웨이 기기를 통신 인프라에서 제거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이미 자국 내 각지에 배치된 화웨이 기기에 대해서도 엄격한 조사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민간 기업에 배치한 화웨이 기기가 중국에 정보를 전송하는 게 가능했다며 FBI가 우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문제가 된 기기를 배치한 곳은 미국 와이오밍주 FE워렌공군기지 근처에 있는 통신탑. 이 통신탑을 사용하는 건 미국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인 비에로(Viaero). 이곳은 2014년경부터 통신탑에 고해상도 감시 카메라 수십 대를 설치해 날씨나 교통 상황을 24시간 365일 전달해 현지 보도 기관과 공유하는 서비스를 해왔다. 이 감시 카메라 일부에는 화웨이 네트워크 카메라가 사용됐다.

하지만 이 카메라는 공군기지 장비나 인원 움직임을 우연히도 포착하고 있어 카메라가 포착하는 영상을 중국 정부가 열람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경우에 따라선 네트워크에 침입해 카메라를 제어하는 게 가능하다고 FBI는 생각하고 있다는 것. 덧붙여 FBI는 화웨이 기기가 군이 사용하는 고도로 제한된 전파를 가로채 중요한 통신을 방해하거나 중국 정부에 미국 핵무기에 관한 정보를 송신하고 있었다고도 지적하고 있다.

FBI는 엄중하게 지키는 군사 시설 활동 패턴을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타국에 부여해 버렸다며 조사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어떤 데이터가 가로채진 흔적이나 중국에 데이터가 전송된 흔적을 발견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관계자에 따르면 기술적 관점에선 어떤 정보가 도난당해 해외에 송신된 걸 증명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한다.

미국은 2020년 화웨이와 ZTE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지정해 실질적으로 자국 내에서 배제를 하고 있다. 2021년에는 안전한 기기에 관한 법률(Secure Equipment Act)을 제정하고 정부 조직 뿐 아니라 민간 기업으로부터도 화웨이와 ZTE 끼 배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양사 기기를 완전히 미국 네트워크에서 배제하려면 56억 달러 비용이 든다고 추정되고 있으며 실현에는 시간이 걸린다. 이 비용은 전액 정부가 내지만 2022년 7월 기준 자금이 30억 달러 이상 부족하기 때문에 미 정부는 철거 비용 40%를 지급할 방침으로 전환하기 시작한다고 전해진다. 또 정부에는 2만 건이 넘는 철거 신청이 보내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직 철거되지 않았다고 한다.

FBI가 이런 우려로 화웨이 장비를 조사하는 반면 비에로는 중국이 카메라를 제어할 수 있었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비에로 측에 따르면 자사는 카메라를 설치할 때 자사 네트워크 지원과 유지 보수를 화웨이로부터 인계받았고 부적절한 행위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비에로는 또 카메라가 비추는 범위에 군 기지가 있다는 걸 파악했지만 군에서 카메라를 제어하도록 요청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FBI가 조사하고 있다는 이번 보도도 FBI가 아니라 신문 기사를 통해 처음 알았다고 한다. 비에로 CEO는 정부의 화웨이 기기 철거 주장은 이해하지만 중국 첩보 기관이 화웨이 기기를 악용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이번 건에 대해 미국에 수입되는 자사 모든 제품은 미국에서 내놓기 전에 연방통신위원회 FCC 테스트와 인증을 받고 있다며 자사 기기는 FCC가 상업적으로 인정받았고 자사가 사이버 보안으로 확고한 업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악의적 사이버 보안 사건에 관여한 적이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FBI는 화웨이 기기가 군이 사용하는 고도로 제한된 전파를 가로채는 능력을 갖고 중요한 통신을 방해하고 중국 정부에 미국 핵무기에 관한 정보를 송신할 수 있도록 한 게 틀림없다며 비에로 뿐 아니라 여러 기업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미국 당국은 화웨이 기술이 국가 안보에 위협을 준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공하는 걸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비평가는 과도한 혐오 행위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또 결정적 증거가 없기 때문에 미국 당국이 중국의 합법적 투자와 스파이 행위를 구분할 수 있는지 불명확하다는 의문도 생기고 있다고 전해진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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