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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가 등장했다

초당 10억×10억 회에 이르는 연산력? 미국 연구기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엑사스케일 그러니까 초당 1,000,000,000,000,000,000회 그러니까 100경회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만들었다.

세계 첫 엑사스케일 컴퓨터 명칭은 프런티어.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 ORNL이 개발한 것이다. 100경회라는 숫자는 1에 0이 18개 붙은 숫자로 10억×10억이라는 엄청난 수치다. ORNL은 프런티어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진정한 엑사스케일 머신이라고 강조했다. 시스템 성능을 놓고 경쟁하는 세계 TOP500 순위에서도 프런티어는 공식적으로 1위를 장식하고 있다. 이는 ORNL에게도 큰 뉴스지만 지금까지 고성능 컴퓨터 개발로 경쟁국을 이기려고 거액을 투자해온 미국 과학계나 군사계에서도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프런티어 개발자는 컴퓨터 능력이 기후 모델링과 신약 개발 같은 분야에서 획기적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테스트 단계지만 미 공군과 에너지부가 2023년 이용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금까지 엑사스케일 머신 3종 개발에 18억 달러를 투여하기도 했다.

ORNL 측은 전 세계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이 같은 비범한 계산 속도를 이용해 우리 시대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만한 힘을 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 ORNL에 따르면 프런티어는 HPE 크레이(Cray) EX 슈퍼컴퓨터 캐비닛 74대로 이뤄져 있으며 캐비닛 무게는 1대당 8,000파운드 그러니까 3.6톤까지 올라간다. AMD 노드를 9,400 이상 사용하고 네트워킹 케이블 길이 합계가 144km에 이르는 시스템 내부를 분당 6,000갤런 물이 흐르고 있다. 프런티어는 HP의 크레이 EX 플랫폼을 이용해 AMD 에픽(EPIC) 프로세서와 인스틴트(Instinct) 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프런티어가 엑사스케일을 실현하면서 미국은 슈퍼컴퓨터 성능에서 다른 국가를 크게 앞서게 됐다. 미국은 전 세계 TOP10 중 프런티어를 포함해 4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중국에선 국각병렬계산기공학기술연구센터와 국방과기대 등이 목록에 올라 있다. 프런티어는 TOP500 순위 운영 전문가 측정에 따라 공식적으로 세계 최고 속도로 인정됐지만 중국도 이미 엑사스케일 컴퓨터 2개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소문이 있다. 만일 사실이라면 적대 관계에 있는 미국 국방 분야 입장에선 상당한 충격일 수 있다. 미국은 국방상 이유로 지난해 중국 슈퍼컴퓨터 관련 기업이나 단체 7개사를 경제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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