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터치스크린은 예전보다 훨씬 진화했지만 아직 개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팀이 화면 보호 시트를 이용해 터치스크린 대기시간을 극적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터치스크린을 실제로 탭하면 그래픽이 움직이기까지 시차가 조금 있다. 탭할 때에는 모를 수도 있지만 스와이프 같은 긴 제스처를 취하면 느리다는 걸 알 수 있다. 스마트폰 홈 화면 아이콘을 드래그해서 움직이면 아이콘 위치가 손가락 위치보다 미묘하게 늦게 움직인다. 스타일러스펜으로 그림이나 글자를 그려보면 더 분명하게 늦다는 걸 의식할 수 있다. 현실 속 종이와 펜 필기 감각을 재현할 수 있는 기기가 거의 없는 건 이런 사정도 작용한다.
터치스크린 대기시간은 현재 스마트폰에서 80밀리초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앞으로 서서히 짧아질 것이다. 하지만 카네기멜론대학 퓨처인터페이스그룹(Future Interfaces Group)이 기존 터치스크린 하드웨어를 그대로 유지한 채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고안했다.
트라이보터치(TriboTouch)는 여느 투명 플라스틱 시트를 화면에 붙인 것 같지만 여기에는 작은 돌기가 5마이크론 간격 그리드 형태로 줄지어 있다. 돌기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손가락을 필름 위로 움직이면 독특한 희미한 느낌이 있다. 각도를 바꾸면 손톱으로 그으면 치 하는 소리나 독특한 진동이 있는 듯한 느낌. 실제로는 이 때에는 인간에게는 들리지 않는 총음파가 나온다.
초음파는 인간 귀에 들리지 않아도 스마트폰 마이크에선 들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소리를 포착해 터치스크린에서 손가락과 스타일러스 움직임 속도와 방향을 추측하는 방법을 만들었다. 소리 데이터만으론 손가락이나 스타일러스가 화면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터치 화면이 포착한 위치 데이터와 더해 기계학습 모델을 곁들여 어디를 어떻게 접하고 있는지 추측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터치 대기시간을 96밀리초에서 16밀리초로 그러니까 기존보다 6분의 1로 단축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트라이보터치는 아직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터치 기기에서 반응이 좋아지고 있으며 거리 오류도 5mm 정도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필기감에 더 현실감을 더하게 될 수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