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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우주왕복선 발사 제어하던 PC는 아미가?

아미가(Amiga)는 1980년대 코모도가 출시한 PC다. 운영체제는 전용 아미가OS(AmigaOS)로 그래픽 기능이 강력해 3D CG나 영상 편집을 겨냥한 것으로 아미가는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애용되기도 했다. 이런 아미가가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 스페이스셔틀 발사 지원 머신으로 이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나사 수석 시스템 엔지니어를 맡았던 게리 존스에 따르면 아미가는 우주선으로부터 원격 측정 데이터를 받아 최대 5차 다항식 계수를 적용해 데이터를 최적화하고 발사를 담당하는 엔지니어가 이용할 수 있도록 공학 단위로 변환했다고 한다.

존스에 따르면 처음에는 애플 매킨토시를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당시 애플은 시스템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나사에 필요한 수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윈도PC는 하드웨어상에 문제가 있어 아미가 1000(Amiga 1000)을 채택하게 됐다고 한다. 나사 상부에선 DEC 알파 베이스 워크스테이션과 윈도95, 윈도NT를 사용하라는 지시도 있었지만 가격이 억제된다는 이유로 아미가가 선택됐다.

아미가를 출시하고 있던 코모도는 나사 직원에 협력적이었고 쌓아올리면 1.5m나 될 만한 대량 자료를 보내왔다고 한다. 또 아미가 1000을 바탕으로 커스텀 하드웨어를 설계해야 하는 엔지니어 직원 질문에도 모두 답을 해줬다고 한다.

존스는 결과적으로 아미가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보고하는데 적합하고 좋은 기계였다며 아미가OS는 효율적이고 빠르며 오버헤드도 거의 없었다며 시스템에 부하 없이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나사에 반입된 아미가 머신은 21대로 7대는 온라인 운용 지원, 6대는 원격지에 있는 우주센터 데이터 라우팅에, 6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용으로 확보됐다. 덧붙여 사용하던 모델은 주로 아미가 2500과 아미가 4000으로 아미가 2500 데스크톱 환경은 워크벤치(Workbench) 2.1, 아미가 4000은 워크벤치 3.1이었다고 한다.

아미가 발사 시스템에서 발사된 건 아틀라스, 델타II, 델타III, 페가수스, 아테나, 타이탄, 우주왕복선이었다. 아미가 구조상 소프트웨어는 모두 연동하고 있어 통신량이 너무 많지 않으면 머신 1대로 동시에 복수 우주선을 지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미가가 담당한 게 발사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1998년 1월 우주왕복선 엔데버가 우주정거장 미르에 도킹했을 때에도 미르 내에서 이뤄진 실험 데이터를 아미가로 처리한 뒤 다른 아미가로부터 원격으로 데이터를 꺼내 지상 실험실에 있는 PC에 송신해 중력을 뺀 실험 환경을 재현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나사는 2006년 대부분 아미가 사용을 폐지하고 현재는 리눅스 기반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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