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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어린이 캠프에 암호화폐 교육을?

여름방학은 아이가 학교에서 벗어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스포츠, 취미를 즐기고 평소에 할 수 없던 활동을 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미국에선 여름방학에 아이가 참가하는 여름 캠프에서 암호화폐, 가상현실, 인공지능, 드론 등 첨단 기술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LA에선 2022년 여름방학 기간 중 5∼17세 아이 수십 명이 참가하는 크립토 키즈 캠프(Crypto Kids Camp)라는 여름 캠프가 개최될 예정. 이번이 3회째인 이 캠프에선 아이를 4개 연령층으로 나눠 일주일 일정으로 블록체인, 암호화폐, 채굴, 인공지능, 기계학습, 사이버 보안,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 드론 같은 첨단 기술에 대해 실천적 게임과 액티비티를 통해 아이에게 가르친다.

참가비는 500달러지만 경제적으로 불우한 가정 아이는 장학금으로 참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크립토 키즈 캠프 설립자인 나자 로버츠는 이 캠프가 특권층 아이와 충분히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아이간 부의 격차를 줄여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이에게 단순히 기술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특정 일이나 플랫폼,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걸 가르치면 아이의 마음을 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캠프 참가자에게는 노트북, 드론, 로봇, 가상현실 헤드셋, 암호화폐 지갑을 설치한 스마트폰이 대여된다. 아이가 가젯을 받는 모습을 마치 크리스마스 같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 캠프는 2022년 여름까지 미국 6개주에서, 가을까지 미국 41곳에서 전개될 예정이다.

아이에게 암호화폐 등에 대해 교육하는 프로그램은 이 외에도 펜실베이니아대학 등 대학이 주최하는 것과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게 미국 각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또 유튜브에는 어린이를 위한 블록체인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이 다수 존재하며 아이판 틱톡으로 불리는 지가주(Zigazoo)는 아이를 위한 교육용 NFT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지가주 창업자인 잭 링글스타인은 아이에게 디지털과 금융 리터러시를 가르치고 자신의 예술을 만들고 웹의 미래를 구축하는 힘을 주려 한다고 말한다.

자녀를 위한 암호화폐 교육 프로그램은 의무 교육에서 가르치지 않는 개인적 금융 교육을 보완하는 것이며 미래에 더 나은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홍보한다. 하지만 보도에선 NFT 프로젝트 사기나 암호화폐 사기에 노출되는 위험이 기존 금융 상품보다 높아 정말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아이가 준비해야 할 미래인지에 의문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가능하면 아이에게 빨리 금융 교육을 해야 하지만 암호화폐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아이에게 가르치는 것에 대한 폐해를 우려하기도 했다. 암호화폐로 큰 돈을 버는 사람과 전체 재산을 잃는 사람 비율이 1:1,000이라고 가르쳐도 15∼18세 아이에게 큰 반향이 없을 것이라며 성공한 사람이 되는 건 자신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아이에게 암호화폐를 가르치고 싶다면 실제로 5달러 정도 용돈을 줘서 암호화폐 운용을 시키거나 주식시장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게 하는 게 더 좋다고 권한다. 또 아이에게 자신의 충동을 통제하는 능력과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찾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이와 접촉한 교사도 학생이 암호화폐를 구입할 수 있는 플랫폼에 열중한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원래 이런 플랫폼은 성인만 이용할 수 있지만 일부 아이가 부모가 설정한 계정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한 버지니아주 교사는 학생이 암호화폐나 주식 거래, 스포츠 도박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최근에는 아이가 NFT로 돈을 벌었다는 사례가 많이 보도되고 있어 아이에게 있어 기업가는 영웅적 존재가 되고 있다. 어린 아이가 이런 새로운 기술에 매료되고 있는 셈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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