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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판유튜브, 로블록스로 이뤄지는 아동 착취?

스스로 게임을 만들어 공개하고 수익화도 할 수 있어 게임판 유튜브라고 불리기도 하는 세계 최대 규모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에는 아이가 만든 게임으로 이익을 착취하는 구조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응한 안나라는 가명 인물이 로블록스로 게임 만들기를 시작한 건 10세 무렵이었다. 골판지나 마커로 성을 만드는 듯한 감각으로 게임 만들기를 시작한 그는 자신이 만든 게임이 전 세계 아이에게 플레이된다는 것에 로블록스에 열중해 집에 있는 도안PC로 계속 로블록스 게임을 만들었다.

이런 활동이 열매를 맺고 안나는 16세 무렵 로블록스에서 활약하는 20대 게임 제작자 눈에 띄었다. 수익 중 10%를 공유한다는 약속으로 신작 게임아트워크나 디자인, 프로그래밍을 담당했는데 게임은 로블록스에서 대히트를 했고 부모 월급 합계를 웃도는 월수입을 얻었다. 결국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게임 제작 길을 선택했다.

2006년 출시된 로블록스는 당시 무명 교육용 소프트웨어에 불과했다. 로볼록스로 만들어진 게임 대부분은 아마추어 같은 게임 뿐이었기 때문에 어른 관심을 끄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대량 게임을 무료로 즐기거나 자작 게임을 공개할 수 있는 로블록스는 10대 전반 아이를 중심으로 한 젊은층으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고 로블록스는 곧 미국 아이 절반 이상이 계정을 보유하는 큰 게임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자작 아바타로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로블록스 기능은 아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기능은 예를 들어 마리오가 피파 시리즈나 콜오브듀티 시리즈 세계에서 활약하는 것 같은 수천 개 다른 게임이 같은 세계 일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기능으로 볼 수 있다.

처음에는 금전적 인센티브가 거의 없었지만 성공을 하면서 젊은 게임 크리에이터가 돈을 벌 수 있는 장소라는 홍보 방침에 크게 돈을 벌고 사용자에게 로블록스용 아바타 코스튬이나 액세서리를 만들어 판매하게 한다. 게임 내에서 다른 사용자가 만든 아이템은 로벅스(Robux)라는 플랫폼 내 통화로 매매가 가능하며 아이템이 팔리면 로블록스가 30% 수수료를 받고 나머지는 제작자와 판매자에게 분배되는 구조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급성장한 로블록스는 2021년 3월 시가총액 40조 이상으로 주식 시장에 상장해 거의 무명 기업에서 일약 블리자드 등과 같은 기업 가치를 지닌 거대 기업이 됐다. 하지만 로블록스 수익 대부분은 아이가 만든 게임과 아이템이기 때문에 로블록스는 가상 부츠와 모자 매출로 만들어진 제국이며 사용자 거의 절반이 13세 이하라는 걸 감안하면 이 제국은 아이 창조성과 노동력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힘들게 만든 게임이 많은 게이머에게 평가되어 금전으로 보상받는 건 나쁜 게 아니다. 하지만 아이나 크리에이터를 보호하는 구조가 불충분한 로블록스에는 문제도 많다. 그 중에는 장시간 노동 강요나 성적 괴롭힘 등도 포함되어 있다. 로블록스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있지만 흥미로운 게임을 만들기 위한 노하우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경험도 없고 나이든 미숙한 아이도 명확한 계획도 없다. 그대로 모여 하나를 만드는 데 있어선 충돌이나 문제 발생을 피할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2021년 크리에이터에게 지불한 보수 합계액이 5억 달러에 달하지만 같은 기간 중 3만 달러 이상 수익을 올린 게임은 1,000개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로블록스에 공개된 2,700만 개 이상 게임 대부분은 큰 수익에 연결되지 않는다.

앞서 소개한 안나가 취직한 게임 제작사도 규모가 너무 커져 순식간에 재정이 붕괴되며 게임 만들기에 참여한 젊은이를 계약 사원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그의 급료는 급감했고 곧바로 동료와 제작사를 퇴직했다. 하지만 회사 창업자는 로블록스에 힘이 있는 인물이어서 안나는 누구와도 상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이룬 게임이 로블록스 성공 사례로 대접받는 걸 볼 때마다 분한 마음으로 가득 차게 된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놓인 상황을 로블록스 포럼에 올려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며 로블록스에서 게임 제작을 계속하고 싶어 개발자 커뮤니티에선 어떤 사람도 동조하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덧붙여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직한 게임 제작사를 뒤로 한 그는 다시한번 컴퓨터 과학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업 내용이 너무 초보적이라 고수입이던 시절을 잊을 수 없었고 1학기 만에 퇴학해 버렸다. 다시 새로운 로블록스 게임 제작에 몰두하고 있지만 좀처럼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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