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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 같은 가스 행성, 우주선이 통과할 수 있을까?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은 가스를 주성분으로 하는 거대한 가스 행성(jovian planet)으로 지구와 같은 단단한 표면을 갖고 있지 않다. 목성이 가스로 되어 있다면 우주선은 내부를 통과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태양계 행성은 주로 금속과 암석으로 이뤄져 있는 지구형 행성(terrestrial planet), 메탄과 암모니아를 포함한 얼음과 물로 이뤄져 있는 천왕성형 행성(ice giant), 수소와 헬륨 등 가스로 이뤄진 목성형 행성으로 분류된다. 목성이나 토성 같은 목성형 행성은 가스를 주성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우주선은 목성 내부를 통과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이미 목성형 행성에 우주선이 돌입한 사례가 여럿 있다. 2003년에는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 2017년에는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각각 목성과 토성에 돌입 미션을 마쳤다. 또 2016년 목성 궤도에 들어간 탐사선 주노 역시 2021년 7월 30일 목성에 돌입하는 미션을 끝낼 예정이었지만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2021년 1월 주노의 목성 돌입을 연기하고 최대 2025년 9월까지 운용한다고 발표했다.

불행하게도 갈릴레오나 카시니도 행성 내부를 통과하지 못하고 도중에 고온과 고압에 의해 파괴되어 버렸다. 하지만 갈릴레오나 카시니도 행성 내부를 통과하는 걸 목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비 면에서 충분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견고한 방벽을 갖춘 우주선이 목성과 토성 깊숙이 도달해 그대로 통과하는 날이 오는 게 아니냐고 기대할지 모른다.

그런데 비록 전용 우주선을 만들어도 목성과 토성을 통과하는 건 무리라고 한다. 가스 행성은 단순히 가스로 전체가 덮여있는 게 아니라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밀도와 압력, 온도 모두 높은 수준까지 상승한다. 목성 중심 부근에선 통상적이라면 가스 수소가 너무 고압 상태에서 액체 금속이 되어 우주선이 통과할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목성 중심부 압력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먼저 지구 바다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마리아나 해구 깊이 11km 지점 압력은 1,000바를 조금 넘는 정도다. 1cm2당 1톤 무게가 부과된다. 한편 목성 중심 부근에서 압력이 100만바에 도달하며 온도도 수만도까지 상승한다는 것이다.

만일 진심으로 목성 중심부에 우주선을 돌입시키고 싶다면 공기역학을 개선하고 급강하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우주선을 총알 모양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한다. 우주선이 하강을 시작하면 암모니아로 만든 얇은 구름과 빛 산란에 의해 푸른 하늘을 통과하고 곧 황화수소암모늄으로 만든 붉은 구름을 통과한다.

기압이 1바라는 기준에서 정한 목성 표면에서 깊이 50km 지점에 도달하면 이번에는 두꺼운 적란운 층을 통과해야 우주선은 천둥에 노출된다. 더 깊은 7,000∼1만 4,000km 지점에선 기압이 100만바에 도달하며 온도도 수만도로 상승하기 때문에 우주선은 원자 수준까지 붕괴될 것이라고 한다.

불행하게도 우주선은 목성 중심에 도달하기 전에 소멸하지만 구성 원자 수준까지 붕괴된 우주선 원자는 이후에도 목성 일부로 남는다. 우주선 구성 원자는 영원히 거대한 행성 일부가 되는 셈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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