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이나 음악 등 DRM이 걸린 건 일반적으로 어디까지나 액세스 권한을 구입하는데 불과해 저장소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권한을 멈추면 읽거나 시청할 수 없는 위험이 있다.
이런 맥락 하에 애플 아이튠스 스토어에서 영화나 TV 프로그램에 대한 구매가 사기라며 집단 소송에 직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방법원에 제기된 것. 원고는 구매와 대여 구별이 기만적이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애플이 구입한 콘텐츠에 대한 액세스를 중단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는 애플 측이 구입한 콘텐츠가 아이튠즈 플랫폼에 무한정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만 합리적인 소비자는 영원히 권한을 취소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기각시키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판사는 일반적인 표현으로는 구매라는 말은 뭔가 소유권을 획득하는 걸 의미한다. 합리적 소비자는 자신의 액세스가 취소되지 않는 걸 기대하면서 생각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소송을 각하하지 않고 계속 인정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원고 주장에 대해 애플은 원고가 디지털 콘텐츠 구입을 중단했다고도 말하지 않으며 디지털 콘텐츠가 개선됐다고 생각되는 아이튠즈 스토어 변경도 제기하지 않기 때문에 유효한 미래 협박 침해를 주장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는 것. 이 판사는 원고가 구입한 콘텐츠가 언젠가 사라질 수 있다는 손해는 구체성이 부족하고 오히려 억측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 주장에 대해 판사는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는 애플이 말하는 것처럼 구입한 콘텐츠에 대한 액세스를 언제 잃을지도 모른다는 건 아니며 오히려 구입할 때 고액 금액을 지불했거나 부당 표시가 없으면 사용하지 않던 것으로 이 경제적 손실은 애플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추측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판사는 원고 주장 중 부당 이득 반환 청구를 기각했지만 애플에 콘텐츠 판매 방법 변경을 강요할 수 있는 금지 명령 여지를 남겼다. 원고는 지불한 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아이튠즈 스토어 구매 등 표기 수정 명령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디지털 콘텐츠 관련 문제는 애플 뿐 아니라 아마존 등과도 관계가 있다. 실제로 미국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불공정한 경쟁과 허위 광고가 있다며 소송을 하고 있다. 이번 소송도 디지털 콘텐츠 업계에 널리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