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처음으로 다른 행성에 보낸 소형 헬리콥터인 인제뉴이티(Ingenuity)가 화성 표면에 무사히 내린 직후 촬영한 첫 사진을 전송했다.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는 타이어가 화면 위쪽에 보인다. 촬영 장소가 퍼서비어런스 바로 아래쪽이기 때문.
인제뉴이티는 퍼서비어런스 바닥 쪽에 저장한 채 화성에 도착해 지금까지 전지를 충전해왔다. 하지만 지난 4월 3일 배포 작업을 시작했고 작업에는 하루 종일 걸렸다고 한다. 인제뉴이티는 수직 위치로 이동해 다리를 확장한 다음 배터리 6개를 가득 충전했다. 인제뉴이티가 화성 표면에서 10cm 가량 떠오르는 테스트에서도 충격에 견디고 무사히 화성 표면에 내려섰다고 한다.
인제뉴이티는 높이 0.49cm, 날개 길이 0.2m, 무게는 1.8kg 밖에 안 된다. 인제뉴이티가 제 실력을 발휘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단계가 남았다. 첫 시련은 밤. 화성의 밤은 가혹하다. 기온이 영하 90도까지 내려간다. 여기까지 온도가 떨어지면 인제뉴이티에 탑재한 전자기기나 배터리가 동결되거나 손상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보온 기능을 갖춘 히터를 이용해 적절하게 온도를 관리해야 한다.
퍼서비어런스 아래쪽에 부착되어 있을 때에는 온도를 7도로 설정해 편안하게 있었지만 분리해 전력 공급이 끊긴 지금은 자력으로 보온을 한다.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해 온도는 영하 15도로 전환했지만 그럼에도 인제뉴이티는 화성의 추운 밤을 견뎌내고 있다. 또 인제뉴이티에 탑재한 배터리 6개는 태양광 발전으로 충전한다. 다만 화성은 지구보다 태양에서 멀기 때문에 태양의 힘은 지구보다 절반 수준이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측은 인제뉴이티가 화성의 추운 밤을 이겨내는 데 필요한 단열재와 히터, 배터리 용량을 제공하는 걸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인제뉴이티는 시험 비행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계속 온도 조절 기능과 전력 계통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결함 등을 조정한다. 그런 다음 회전 날개에서 제어장치를 풀고 모터를 움직여 제대로 도는지 여부를 테스트한다. 이어 탑재한 자동 항법 시스템을 확인하고 모든 게 정상이라면 비행 단계로 진행하게 된다.
인제뉴이티는 준비가 되는 대로 퍼서비어런스가 특정 지점(Van Zyl Overlook)으로 이동해 비행을 지켜보게 된다. 이 지점은 2020년 8월 퍼서비어런스가 나온지 1개월 만에 급사한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Jakob Van Zyl)을 추모해 붙인 명칭이라고 한다. 인제뉴이티가 화성 하늘을 날아오르는 건 빠르면 4월 11일이며 지구에 해당 데이터를 전송하는 건 다음날인 12일이 될 전망이다.
만일 화성 하늘로 날아오른다면 3m 상공에서 주위 모습을 고해상도 컬러 사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외계에서 자력 조종 비행 물체를 조종하는 건 인류 첫 시도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