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태양의 비밀 푼다…본격 조사 시작한 솔라오비터

태양 활동이 11년 주기인 이유는 뭘까. 태양풍은 어떻게 발생할까. 태양 가장 바깥쪽 코로나가 100만 도 이상으로 가열되는 구조는 뭘까. 지구 환경에도 영향을 주는 태양의 수수께끼 중 일부다. 태양 활동은 우주의 날씨라고 표현될 정도다.

이런 수수께끼를 해명하기 위해 유럽우주기구 ESA와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공동으로 개발한 태양 탐사선 솔라오비터(Solar Orbiter)가 지구를 출발한 건 정확하게 1년 전이다. 2021년 2월 10일 기준으로 이미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 중간 지점에 도달했으며 머지않아 태양 표면에서 4,200만km 거리까지 접근할 예정이다.

솔라오비터가 태양으로 향하는 길은 일직선이 아니라 태양 중력에 끌려 나선형을 그리며 접근한다. 이를 반복해 태양 근처를 돌면서 그간 못 보던 고해상도 코로나 모습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솔라오비터는 이를 위해 본체에 10종류에 이르는 관측 장비를 탑재했고 이미 금성과 화성, 지구 3곳을 동시에 잡은 이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ESA에 따르면 10개 중 6개 장비는 원격 감지 기술에 특화되어 있으며 태양 코로나를 관측하는데 사용된다. 나머지 4개는 솔라오비터에 날아오는 입자를 관측해 태양풍과 태양 자기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사용된다.

솔라오비터 미션은 2020년 5월 30일 극자외선 망원경을 통해 태양 모습을 포착한 바 있다. 이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지구에서 관측하는 태양 플레어보다 수억 배 작은 플레어 현상이 새로 발견되어 태양의 캠프파이어로 알려지게 됐다. 앞으로 솔라오비터가 태양에 더 접근하면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태양의 모습이 더 보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솔라오비터에 탑재한 관측 장치 10대가 보내오는 데이터는 모두 가공되지 않은 0이나 1 원시 데이터다.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과학자 하기 나름이다. 해석 폭을 넓히기 위해 솔라오비터는 과학 사상 가장 열린 개방형 미션을 표방한다. 확보한 데이터는 관측 장치를 개발한 팀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열려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솔라오비터가 보낸 원시 데이터는 웹사이트에서 누구나 열람이나 검색해볼 수 있다. 첫 데이터가 발표된 건 2020년 9월이며 데이터 자료와 병행해 학술지 천문학과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인터넷판에도 오픈 액세스 연구 논문을 다수 공개했다. 이를 통해 어떤 국가 과학자라도 솔라오비터 데이터에 접근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이미 전 세계 과학자 수백 명이 협력해 데이터 분석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솔라오비터는 마찬가지로 태양을 관측하기 위해 파커솔라프로브(Parker Solar Probe)와 연계도 예정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