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꽃가루를 매개하는 것으로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모든 작물 중 85% 수분을 돕는 꿀벌이 1990년 이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꿀벌은 농업 뿐 아니라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꿀벌 종 감소에 대한 위기감은 높아지고 있다.
과거 발표된 수많은 연구를 통해 꿀벌 종 감소가 인간 생활 등에 자연스럽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꿀벌 다양성을 장기적으로 평가한 연구는 지금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에 위치한 코마훼국립대학 연구팀은 전 세계 과학자 등이 제기한 생물 서식 정보를 집약한 글로벌 생물 다양성 정보기구에서 데이터를 취득해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06∼2015년 사이 보고된 꿀벌 종류는 1990년 이전보다 2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해 기록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록이 보고된다는 건 종 다양성이 감소일로에 있다는 걸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또 꿀벌에서 일반 종 감소율은 17%였던 반면 희귀종 감소율은 41%로 보고되어 종마다 차이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연구는 보고된 꿀벌 종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을 뿐 꿀벌이 멸종하고 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중요한 건 이 숫자가 얼마나 정확한지보다 감소세가 나타난 것이라면서 자연 세계에선 절대적 확신을 얻을 때까지 수수방관할 수 없으며 늦기 전에 정책입안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꿀벌이 감소 추세에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군집 붕괴 현상을 들 수 있다. 군집 붕괴 현상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직접 원인은 불명이지만 농약이 주요 원인이 아니냐는 설이 유력시되고 있다. 농약 중에서도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 계열 살충제는 치사량 이하 농도에서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게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연구팀은 농약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네오니코티노이드가 곤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꿀벌 먹이에 농약이 살포된 농장에서의 노출을 상정한 농도로 네오니코티노이드를 섞은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꿀벌은 밤낮이 바뀌어 낮에 자고 밤에 먹이를 찾으려고 하게 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꿀벌이 새벽에 먹이를 찾아다닐 수 없다는 건 꿀이나 꽃가루가 가장 풍부한 시기에 먹이가 모아지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며 이는 꿀벌이 먹이를 모으는 능력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꿀벌 사육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