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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강점은 기능적 조직 구조에 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1997년 복귀한 이후 20년이 지나면서 직원이나 수익 모두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지금도 매년 혁신을 선보이며 상업적인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애플의 조직적 강점은 어디에 있을까. 내부 프로그램인 애플 유니버시티(Apple University)를 총괄하는 조엘 포돌리(Joel M. Podolny)는 잡스가 어떻게 애플 내부를 개혁하고 기능적 조직으로 개편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잡스가 돌아왔을 당시 애플은 사업 단위로 분할하고 각각 제너럴 매니저 하에서 독립적으로 손익(P&L) 책임을 지고 있었다. 따라서 매킨토시 제품 그룹과 정보 기기 부문, 제품 부문 담당자가 서로 다투는 경향이 있었다.

이를 혁신에 방해 요소라고 믿었던 잡스는 CEO로 취임한 첫 해 본부장을 전원 해고하고 회사 전체를 한 가지 P&L 하에 놓고 사업별로 나뉘어진 기능 부서를 하나의 직능 조직으로 정리했다. 다시 말해 애플은 맥 사업부나 아이폰 사웁부라는 부서가 아니라 디자인 담당과 업무 담당자, 마케팅 등 직능에 근거한 책임자 등 전사에 걸친 경영진만 뒀다는 얘기다.

팀쿡이 CEO를 맡은 뒤에도 애플 주요 제품 설계와 엔지니어링, 운영, 마케팅, 유통 등 모든 일에 관련된 건 팀쿡 단 1명 뿐이다. 사실상 애플 내부에는 CEO 외에는 제품 개발에서 판매까지 관리하며 최종 이익 실적이 결정되는 기존 제너럴 매니저는 존재하지 않는다. 애플 구조는 특정 분야에서 가장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해당 분야 의사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 하에 관리자가 아닌 기술 전문가를 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사 보수가 부서 성공이 아니라 회사 전체 수익에 따라 결정되는 재무구조 하에서 한 제품에 관심을 두도록 압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더 제품 관련 의사 결정 자유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포돌리는 재무팀은 엔지니어링팀의 제품 로드맵 회의에 참가하지 않으며 엔지니어링팀은 가격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또 수석 부사장 이하 모든 관리자는 각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자신이 통솔하는 일 내용을 다 알고 있으며 다른 전문가팀과 공동으로 논의할 의욕도 요구된다. 리더는 조직 세부 사항을 3단계 아래까지 알아야 한다는 원칙이 철저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회사가 성장하고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고 혁신 기술에 진출함에 따라 기능 구조와 리더십도 진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팀쿡 CEO 하에서 최근 조정 사항으론 하드웨어 부문 내 하드웨어 엔지니어링과 하드웨어 기술로 분할하고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부문을 추가한 걸 들 수 있다.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애플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올해는 시가총액이 2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세계 최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문별 리더가 스스로 담당하는 기능과 사용자 경험을 정제하기 위해 전념하고 각각 성과를 종합한 것으로 아이폰 등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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