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임 치료에서 의외로 많이 나타나는 게 남성 쪽 불임이다. 고환 속에서 만들어지는 정자 수가 적거나 활동이 약한 게 원인이다. 서울대학교 연구팀은 특정 단백질을 포함한 나노 입자를 고환에 직접 전달해 정자 생산을 개선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남성 불임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고 한다.
고환은 미숙한 정자 세포를 혈액 내 유해물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혈액 고환 장벽 BTB(blood–testis barrier)이라는 장벽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BTB가 손상되면 모처럼 만들어진 정자가 감소해 생식 능력이 저하되어 버린다.
연구팀은 당초 이 치료를 위해 유전자 조작 치료를 고려했지만 생식 세포에 바람직하지 않은 유적전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다고 판단, BTB 개선에 PINI라는 단백질이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을 들어 이를 고환에 직접 보내 해당 부위 PINI 수치를 올려 생식 능력을 개선하려고 시도했다.
연구팀은 다공성 구조를 가진 실크 피브로인 나노 입자에 PINI를 포함시키고 이를 지질로 코팅한 파이브로플렉스(Fibroplex)라는 시스템을 구성했다. 이를 PINI 부족으로 불임된 수컷 쥐 고환에 직접 주입한 결과 기능이 축소됐던 고환이 정상 크기로 회복되고 생산되는 정자량도 증가하는 걸 관찰하게 됐다.
건강한 쥐에 비하면 아직 양은 50% 정도로 그쳤지만 생식 능력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치료를 받은 쥐는 5개월 사이 건강한 쥐와 같은 정도로 새끼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고환에 직접 단백질을 주입해 개선이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쥐를 통한 실험 성공 사례로 인간은 반드시 잘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다만 앞으로 불임 치료 중인 사람에게는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조기에 실용화가 되기를 기대해볼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