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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페이스북이 잇달아 투자한 인도 기업, 왜?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구글과 페이스북이 100억 달러 투자를 한 인도 기업이 있다. 바로 지오(Jio)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알려진 지오는 도대체 어떤 기업일까. 그리고 이 기업으로 인해 인도에서 일어날 변혁은 어떤 것일까.

지오는 대기업 RIL(Reliance Industries Limited) 통신 부문으로 디지털 서비스 기업인 지오플랫폼(Jio Platforms) 자회사다. 원래 RIL은 1957년 작은 섬유회사로 디루바이 암바니(Dhirubhai Ambani)가 설립했다. 이후 소매와 디지털 서비스, 석유 정제와 채굴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면서 RIL은 당기 순이익과 시가총액, 수출 면에서 인도 최대 기업으로 성장한다. 1986년 발작이 일어나면서 디루바이 암바니는 사업을 아들인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와 아닐 암바니(Anil Ambani)에게 물려준다. 이들은 2008년 세계 부호 순위에서 모두 상위 TOP10에 이름을 올릴 만큼 부자가 됐다.

지오는 무케시가 2016년 사재를 털어 시작한 파격적인 4G 통신 서비스에서 시작된다. 서양에선 이미 인터넷 시장은 포화 상태지만 전 세계에는 아직도 인터넷에 액세스할 수 없는 지역이 많이 존재한다. 인도도 그 중 하나로 2016년 당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은 전체 국민 중 5분의 1 밖에 없는 상태였다. 무케시는 이런 인도에서 4G 고속 무선 통신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국가 전체에 통신망을 구축하려고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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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4년간 무케시가 시작한 지오 네트워크 가입자는 3억 8,750만 명에 달해 인도 시장 점유율은 33.4%에 이른다. 경쟁사인 에어텔(Airtel) 점유율은 28.3%, 보다폰아이디어(Vodafone Idea) 27.5%다. 지오 네트워크가 등장하면서 시장 점유율은 크게 변화하는 동시에 경쟁 업체간 극적인 가격 저하가 일어나고 일부 통신 기업은 시장에서 철수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대기업에게 석유 사업은 수익성 부문이었지만 최근에는 데이터야말로 새로운 원유라고 말한다. 석유로 부를 쌓은 RIL에게 지오는 상당히 가치 있는 부문이 됐다. 2019년 RIL이 운영하는 모든 디지털 부문을 통합한 지오 플랫폼이 설립됐다. 지오 플랫폼의 최대 자회사가 6개월간 무료 무제한 4G 회선을 제공하는 통칭 지오(Reliance Jio Infocomm)다. 지오 이동통신은 1GB당 0.26달러로 세계 최저다. 또 지오는 단순한 통신 사업에 그치지 않고 LYF 스마트폰이나 지오폰(JioPhone)도 개발, 판매하고 있다. 모두 4G 회선을 이용하며 엔트리 레벨 제품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오는 고속 광대역과 TV, 전화 서비스를 갖춘 지오파이버 이니셔티브(JioFiber initiative)도 시작했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지오사반(JioSaavn), 안드로이드용 브라우저인 지오브라우저(JioBrowser), 메시지 앱인 지오챗(JioChat), 지불 앱인 지오머니(JioMoney), 영상 스트리밍 앱인 지오TV(JioTV), 화상 회의 앱 지오미트(JioMeet), 영화 스트리밍 앱 지오시네마(JioCinema), 의료 앱인 지오헬스허브(JioHealthHub)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앱은 지오 스마트폰과 지오 파트너가 제조한 스마트폰에 처음부터 설치되어 있으며 거의 모두 무료다. 이런 지오 구독 앱은 지오 사용 증가와 동시에 막대한 수익 창출로 이어진다. 이처럼 기세를 높여 확장을 이어간 지오는 구글에게 매력적이다. 구글은 지오와 파트너 관계를 맺어 안드로이드OS 스마트폰을 인도 시장에서 확대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인도에서 오피스365와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확대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지오와 제휴를 맺었다.

그 뿐 아니라 많은 서방 기술기업이 지오를 통해 인도 시장에 진출하려는 건 지오의 시장점유율과 잠재력 뿐 아니라 RIL과 암바니가 인도 정부와 친밀한 존재이며 정부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그 밖에 지오는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와 비슷한 지오글라스(Jio Glass)를 개발 중인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등 여러 플랫폼을 장치 하나로 통합하는 애플TV 같은 지오TV 플러스(JioTV +)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며 2021년 5G 전개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지오는 다음으로 e커머스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인도에선 판매 중 90%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어 e커머스는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이미 지오 온라인 식료품 배달 서비스인 지오마트(JioMart)를 시작했지만 월마트 같은 기존 실제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연결해 나가는 방법을 취하는 것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인도 e커머스 시장에서 지오가 존재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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