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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에 선 GAFA, 작지만 심각했던 거짓말들

지난 7월 29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반독점소위원회가 열린 공청회에서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 아마존 제프 베조스 CEO, 페이스북 마크 주커버그 CEO, 애플 팀쿡 CEO가 증언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는 경쟁자 무력화가 목적이라는 게 밝혀지고 베조스가 타사 판매 데이터를 이용했다는 의심에 대해 정책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수많은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외신에선 이들은 자신은 이에 대해 몰랐다는 말을 반복했다며 이런 기술 기업은 몇 년간 자신들의 비즈니스 행동에 대한 진실을 요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답변도 준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 중 있던 일을 두고도 이번 청문회에서 밝혀진 수많은 증거가 있음에도 반독점소위원회가 합병을 인정해온 점이 큰 문제로 떠올랐다.

또 어떤 기업도 그간 사용자 개인 정보가 중요하고 소비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개선을 실시해왔다고 거듭 밝혔지만 실제 행동은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 기술 칼럼니스트 제프리 파울러는 청문회에서 CEO가 한 작지만 큰 결과를 가져올 5가지 거짓말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관리 하에 두고 있다는 것. 피차이와 주커버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개인 정보 설정을 하는 방법이 제공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사용하는 방법이 막연하거나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 데이터를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이나 다를 게 없다. 2019년 조사에선 미국인 중 81%가 기업에 의한 데이터 수집을 완전히 제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59%는 기업이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고 판명된 바 있다.

청문회에서 피차이 CEO는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구글에 모이는 돈이 더 늘어나는 걸 의미하지 않는 것이냐는 의원에 질문에 오늘 모아진 데이터 대부분은 사용자를 돕고 개인화된 경험을 돌려주기 위한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하지만 구글은 세계 최대 광고 기업이며 수집하는 데이터가 이 원동력이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둘째는 사용자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것. 결정은 소비자가 한다거나 사용자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말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기술 기업은 사용자 편의에 위한다면서 제품의 불편함을 사용자에게 특정, 선택을 강요한다.

피차이 CEO는 소비자는 어느 때보다 정보의 잠재적 소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택에 있어 인기 웹브라우저인 구글 크롬이 가장 인기 있는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에 포함되어 있는 상황을 구글이 만드는 한 구글 검색을 사용하지 않고 정보에 접근하기는 어렵다. 선택의 여지가 있더라도 이는 사용자의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건 아니다. 실제로 한 의원이 이들 4개 기업 서비스를 어떤 식으로든 사용하지 않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셋째는 기술 기업은 그만큼 큰 존재가 아니라는 것. 베조스는 아마존 점유율은 25조 달러 규모로 전 세계 소매 시장 중 1% 미만이며 미국 소매 시장 중 4% 이하라고 말했다. 자사가 시장 독점에 해당할 만큼 큰 규모가 아니라는 걸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한 의원이 베조스에게 왜 주유소를 포함한 모든 소매점을 경쟁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온라인 쇼핑에서 아마존은 미국 시장 38%를 차지하고 있으며 도서 등 카테고리를 한정하면 점유율은 더 커진다. 베조스는 소매 유통 경로와 전체 시장을 애매하게 하려 했지만 다른 CEO도 마찬가지로 시장 정의를 모호하게 하는 식으로 답변을 했다.

넷째는 가장 관련성이 높은 정보만 제공하는 것. 피차이 CEO는 자사는 항상 사용자와 가장 관련성이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글은 해마다 웹사이트로 유도하는 게 아니라 검색결과 화면에 사용자를 머물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 마찬가지로 아마존 스마트 스피커는 아마존 이외 제품을 사용자가 물어도 아마존 제품으로 유도하고 있으며 이는 베조스도 인정한 것이다. 가장 관련성이 높은 정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사 제품 유도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소셜미디어는 유해 정보에서 이익이라는 것. 주커버그는 소셜미디어가 사람을 해칠 수 있는 콘텐츠 확산을 제한하는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페이스북에는 잘못된 정보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페이스북 비즈니스가 사용자 주의를 기반으로 구축되어 있으며 광고를 게재하고 수익을 내는 모델이기 때문에 콘텐츠가 좀더 많은 내용일수록 확산되어 버리는 게 원인이 되고 광고를 표시한다는 목적으로 사람을 플랫폼에 세우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참여가 우선된다는 비즈니스가 페이스북의 잘못된 정보 확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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