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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같은 로봇 돌고래…지속 가능 대안될까

미국 수족관 씨월드(SeaWorld)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공연을 하게 훈련을 받는 생물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한다. 동물원에서 야외 공간을 넓게 마련해 서식지에 가까운 환경을 만들려고 하기도 한다. 반면 수족관은 광대한 바다를 재현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문제시되어 오기도 했다.

지난 1999년 그러니까 지금부터 20여 년 전 촬영한 영상을 보면 당시 아이디어가 지금도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검토해볼 수 있다. 영상 속 무대는 디즈니월드에 위치한 리빙씨(Living Seas). 관객 앞에 수조 속을 헤엄치면서 다이버와 상호 작용을 하는 건 로봇 돌고래다. 실제로 바하마 캐스트어웨이 케이(Castaway Cay)라는 개인 소유 섬에선 로봇 돌고래와 함께 어울리는 체험 제공이 이뤄지기도 했다. 참가자는 로봇과 사실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그런데 이로부터 20년이 지나 꽤 현실감 있게 수영하는 로봇 돌고래를 새롭게 설계했다.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삼는 엣지이노베이션(Edge Innovations) 소속 특수 효과 전문 엔지니어와 월트디즈니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이 만든 것.

새로 탄생한 로봇 돌고래는 무게 270kg으로 10시간 동안 배터리를 이용해 활동할 수 있으며 소금물 환경에서 10년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모양이나 움직임은 돌고래를 참고한 것으로 선체 아래에는 실제와 비슷한 골격과 근육 구조도 재현했다. 움직임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기 위해 정확한 무게 배분이 되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그냥 카메라나 센서 등으로 자율 움직임을 하지만 지능은 없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명령이나 대화에 실시간으로 응답할 수 있는 인형을 가까이에 있는 운영자가 조종하는 상태에 가깝다고 한다.

이렇게 업그레이드한 로봇 돌고래는 언젠가 만나볼 수 있을까. 아직 디즈니가 운영하는 테마파크와 리조트에 도입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노력 일환으로 야생 동물 거래가 금지된 중국 내 새로운 수족관에서 개발, 테스트하는 게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게 현실감 있는 로봇 돌고래가 디자인된 지금 진짜 돌고래가 필요할지 논의해 나갈 필요가 생길 수도 있다. 지금까지 문제시되던 윤리적 우려를 없앨 수 있고 먹이와 수의사 서비스에 필요한 자원 확보도 필요 없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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