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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이제 온라인에서개최한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글로벌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세계 최대 모바일 컨퍼런스인 MWC는 33년 역사상 처음으로 취소됐고 페이스북 개발자 컨퍼런스 F8도 올해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단 페이스북은 일부 행사를 촬영해 스트리밍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처럼 기술력이 있는 기업은 가능한 일이지만 작은 회사들은 사실상 행사를 취소하는 것 외에 선택이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런더월드는 지금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필요한 온라인 이벤트 플랫폼을 운영한다. 행사 티켓팅부터 스트리밍, 네트워킹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런더월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프로덕트 리드를 맡았던 시아오윈 취 대표가 의사인 어머니가 의학 컨퍼런스를 다니며 겪은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했다. 행사를 다니면서 지출되는 비용은 줄이면서 정기적으로 업계 관계자와 네트워크를 이어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한 것.

앤더슨호로위츠를 비롯한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한 런더월드는 설립된 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수십개의 이벤트를 개최했고 수백개의 연결 라인을 확보했다. 

런더월드의 성장세는 우한 코로나 발생이라는 특수한 상황과도 맞아 떨어졌다. 과거 온라인 이벤트 플랫폼이 실패로 끝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런더월드의 고객 중 하나는우한 2020이다. 우한 2020은 개발자 3000명 이상이 참여 예정인 우한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온라인 해커톤이다. 

또 런더월드 플랫폼에서 열린 라오스 코끼리 보호를 위한 온라인 컨퍼러스는 2주 동안 3만 달러가 모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작은 행사나 워크숍을 개최하고자하는 개인도 런더월드를 찾고 있다.

런더월드는 티켓세일의 25%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행사 과정에서 필요한 결제, 스트리밍, 네트워킹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취 대표는 “온라인 행사의 장점은 효과적인 네트워킹을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어떤 참석자들에게 다가가야할지 모르지만 온라인에서 비디오 프로필이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다른 참석자의 신상을 파악할 수 있다.

런더월드는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온라인 생방송 행사의 위험성도 인지하고 있다. 지난해 뉴질랜드에서는 총기 난사범이 수십 명을 살해하는 모습이 페이스북 라이브로 방영되면서 온라인 방송의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 런더월드 참석자 링크인 프로필을 추가해 인증하는 방식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플랫폼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참여자의 안전을 확보할 예정이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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