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IPO 준비하는 유니콘 캐스퍼…꿈은 이뤄질까

유니콘 매트리스 스타트업 캐스퍼(Casper)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을 준비 중이다. 캐스퍼는 이번 상장 공모가를 17~19달러로 기대하고 있으며 상장으로 최대 1억 8240만 달러를 조달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캐스퍼는 2014년 뉴욕에서 시작된 온라인 매트리스 스타트업으로 침대를 박스에 담아 저가로 배송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배우 애스틴 커쳐의 초기 투자를 거쳐 글로벌 리테일 기업 타깃(Target)에서도 투자를 유치, 약 3억 5,5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1조 가치를 가진 유니콘 기업에 올랐다.

캐스퍼는 안경 배송 플랫폼 와비파커와 더불어 대표적인 D2C (Direct to Customer)브랜드로 시장의 혁신을 일으키는 기업으로 손꼽혔다. 뉴요커를 솔깃하게 하는 다양한 마케팅도 성공했다. 사실 캐스퍼는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으로 빠르게 인식된 대신 고객 유치를 위해 엄청난 마케팅 예산을 소진하며 커왔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캐스퍼는 약 4억 2,300만 달러를 광고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퍼가 상장을 위해 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캐스퍼는 2017년 2억 509만 달러에서 2018년 3억 5790만 달러로 성장했지만, 순손실은 2017년 7억 3340만 달러에서 2018년 9억 210만 달러로 증가했다. 2019년 첫 9개월 동안 매출은 3억 1230만 달러, 순손실은 6,740만 달러였다. 한마디로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은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캐스퍼는 이번 상장을 통해 재도약 한다는 계획이다. 캐스퍼는 자사를 수면 경제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메이저 플레이어라고 지칭하고 있다. 수면부터 깨어나는 순간까지 인간의 모든 행동을 관리하겠다는 것.

캐스퍼는 2024년 수면 시장 규모가 5,85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메트리스 이외에 배게, 시트, 잠옷, 수면 추적 시장등 수면 관련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캐스퍼는 상장 후 서비스 국가를 7개국에서 20개국으로 확장하고 스토어수도 3배로 늘릴 계획을 밝혔다.

캐스퍼의 상장 도전은 수익 없이 덩치 키우기에만 주력하는 스타트업이 어떤 결과를 맞을 지 또한번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버, 리프트 등이 지난해 상장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고 위워크는 실적 악화로 계획된 상장을 접기도 했다. 호텔 플랫폼 오요, 로봇 피자 쥼 등 실리콘밸리 유망 스타트업도 새해부터 구조 조정 소식을 밝히며 수익성 재고에 나서는 상황이다. 성장보다는 수익성에 더욱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가 시장 내에 조성되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캐스퍼의 미래가 꼭 밝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사용하며 성장한 캐스퍼는 성장에 비해 손실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이미 상장에 성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퍼플 등 경쟁 메트리트 기업을 재치고 어떻게 성장할 지에 대한 뾰족한 전략이 없어보인다는 것도 캐스퍼의 해결 과제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