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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으로 인산비료 대량 생산한다?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는 질산 인산 칼륨 3종류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인산은 인광석에서 만들어지지만 인광석은 한정된 자원인 탓에 공급 부족이 문제가 된다. 시드니공대 박사 연구원인 페레리코 볼핀(Federico Volpin)은 이런 인간을 얻으려면 인간의 소변에서 비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빨리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인(phosphorus)은 DNA와 아데노신 삼인산 ATP의 구성 원소이면서 동물 뿐 아니라 식물에 있어서도 필수 물질이다. 이런 인산에 산소분자가 달라 붙은 게 인산염이며 인산비료의 원료가 된다.

인산염은 산업혁명에 의해 광석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질소 비료와 함께 수요가 20세기 급증했다. 1961∼2014년까지 50여 년간 비료 생산량은 6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질소 비료는 1906년 하버법(Haber-Bosch process)이 고안한 것으로 대기 중 80%를 차지하는 질소에서 암모니아를 합성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원재료 입수 난이도는 상당히 낮다. 하지만 인산염 제조를 천연 인광석에 의지할 수밖에 없고 원재료 공급 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인을 처음 발견한 건 17세기 독일 상인인 헤니히 브란트(Hennig Brand)다. 30년 전쟁이 끝나고 군을 퇴역한 그는 유리 장인을 거쳐 상인으로 성공했지만 상업으로 얻은 제품 대부분은 취미인 연금술에 쏟아부었다. 어떤 물질도 금으로 바꾸려는 연금술을 인간 소변에서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수백리터 소변을 졸이는 실험을 실시해 잔류물에서 하얗게 빛나는 물질을 추출한 것이다. 브란트가 발견한 물질은 불행하게도 금은 아니었지만 그리스어로 빛을 나르는 걸 의미하는 인(phosphorus)으로 명명했다.

인간은 소변에서 연간 최대 0.5kg 인을 배설한다. 이런 이유로 볼핀은 인간의 소변은 인의 훌륭한 소스라고 주장한다. 예전에는 분뇨를 발효시켜 비료를 만들었는데 볼핀의 주장은 여기에서 중요한 건 어떻게 저비용으로 쉽게 생산할 수 있느냐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소변에서 인산 비료를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하는 기술은 다양한 대학과 기업이 연구 중이며 이미 개발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호주 시드니공대에서 미생물로 소변에 포함된 화합물을 산화해 휘발된 암모니아를 보더 안정된 질산염으로 변환해 처리한 소변액을 여과, 인과 질소를 추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비료는 호주 왕립식물원에서 파슬리 재배에 시험 적용되고 있다. 이런 기술이 확립되어 인간 소변에서 인산 비료를 만들 수 있게 되면 유한 자원인 인광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언젠가는 외계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소변은 지금도 많이 구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얘기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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