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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은 서버 업계 지배 구조를 바꿀 수 있을까

ARM은 지금까지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 기기 등 저전력 장치에 탑재되어 왔다. 서버 시장에선 인텔과 AMD 등 x86 아키텍처가 지배하는 상황인 것. 하지만 아마존이 AWS를 위해 자체 설계한 차세대 ARM 프로세서인 그래비톤2(Graviton2)를 발표하는 등 서버 시장에서도 ARM에 유리하게 될 만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서버 인프라는 채용 실적과 규모 등 숫자가 중요한 사업ㅇ으로 ARM이 보유한 유연한 사용자 수보다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시된다. 이런 이유로 ARM은 지금까지 모바일 세계에서 지배적 지위를 구축했지만 서버 시장에선 2017년 기준으로 ARMv8 점유율은 1%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ARM은 에너지 효율성을 장점 삼아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와 궁합이 좋다. 또 누비아(Nubia)처럼 ARM 표준 플랫폼을 제공하기 시작한 곳도 있어 앞으로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클라우드 개발 플랫폼 선택에 있어 경제성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는 이유에서다. 기업이 클라우드 서버 처리를 위탁하거나 자기 부담 데이터센터를 갖게 되면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또 게임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등 하드웨어 플랫폼에 따라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고정화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나 구글의 스타디아(Stadia) 등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이 주류가 되기 시작하면 하드웨어 기능은 필요 없을 수 있고 게임 때문에 기기를 바꿀 필요가 없다. 그 결과 게임 플랫폼도 하드웨어 중심에서 클라우드로 이행해 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기법 중 하나인 캡슐화가 더 진행되면 구조 변화가 일어나기 더 쉬워진다. 리눅스는 다른 플랫폼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해 응용 프로그램이 고급화되면 프로세서 명령어세트 차이에 의한 프로그램 동작 호환성 문제도 없어 서버에 채용하는 프로세서를 결정하는 요인이 경제성으로 이행해갈 수 있다. 대부분 응용 프로그램이 서버리스나 클라우드와 상호 작용하는 마이크로 서버를 지향하는 시대에 칩셋 종류를 논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AWS EC2 A1 인스턴스가 발표되고 ARM이 처음으로 AWS에 채택됐다. 이 사건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서버 시장 변화를 상징적으로 말해주지만 EC2 A1 성능은 조금 유감스러운 것이었다. ARM 기반 RC2 A1과 x86 기반 EC2 M5d.metal을 벤치마크 테스트로 비교해보면 캐시 성능 외에 EC2 A1이 EC2 M5d.metal과 큰 차이를 보인다.

또 실제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중요한 건 애플리케이션 성능이다.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는 때론 오해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 응용 프로그램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스킬라(Scylla) NoSQL 데이터베이스 표준 읽기 벤치마크를 단일 노드 구성에서 실행한 결과 가상 코어가 16개인 M5.x4large는 초당 71만회 읽기가 가능했다. 반면 같은 가상 코어가 16개인 A1.metal은 10만 2,000회 밖에 읽을 수 없었다. 가격은 M5.x4large보다 A1.metal 쪽이 40% 가량 저렴하지만 표준 읽기 성능은 80% 이상 떨어진다.

하지만 그래비톤2를 탑재한 EC2 M6g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A1과 마찬가지로 M5d.metal과 비교 테스트를 해보면 전반적인 성능은 M6g 쪽이 M5d.metal을 웃돈다. 표준 읽기 벤치마크도 양쪽이 거의 동일한 결과를 보이지만 가격은 EC2 M6g가 20% 가량 저렴하다.

서버 시장에서 x86이 대두된다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하지만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증가와 x86 기반 클라우드 서버 성능에 필적하는 ARM 기반 클라우드 서버가 등장하는 등 앞으로 서버 업계는 전환기를 맞게 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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