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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해킹 가능한 ‘다마고치 닮은꼴’ 전자 애완동물?

푸나고치(Pwnagotchi)는 보안 연구자인 시몬 마르가리텔리(Simone Margaritelli)와 화이트 해커인 hexwaxwing와 와이파이 취약점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전자 애완동물 키트다. 손바닥 크기 정도에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탑재한 싱글보드 컴퓨터 라즈베리파이 제로W(Raspberry Pi Zero W)를 담아 주위 와이파이 정보를 검색하면서 아스키 아트 아이콘으로 희로애락을 표현해준다.

와이파이 기술 규격인 WPA와 WPA2는 클라이언트와 액세스포인트 사이의 정보 공유와 인증을 실시해 4웨이 핸드셰이크를 수행, 암호화를 위한 대칭키를 생성한다. 하지만 WPA와 WPA2 암호를 모르는 제3자도 4웨이 핸드셰이크를 차단해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액세스할 수 있게 된다는 취약점이 존재한다.

푸나고치는 알파고에서 이용하는 것과 같은 심층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와이파이를 효율적으로 찾아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푸나고치를 휴대하기 위해 필요한 건 라즈베리파이 제로W와 8GB 이상 용량을 지닌 마이크로SD카드, 외장 배터리, 2인치 크기 e잉크 디스플레이 등이다.

본체에는 손바닥 크기 e잉크 디스플레이를 통해 얼굴이나 텍스트를 표시한다. 표시되는 얼굴은 와이파이 해킹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푸나고치의 감정은 친절, 지루, 행복, 외로움 등이 준비되어 있으며 와이파이 해킹 결과에 따라 대사를 중얼거리기도 한다. 그 뿐 아니라 또 다른 푸나고치가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으면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도 있다. 상호 통신을 하면 푸나고치의 기분에도 영향을 미치고 우정이 싹틀 수도 있다고 한다.

푸나고치는 해킹 용어인 Pwn과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다마고치를 조합한 말이다. 푸나고치 공식 사이트에는 휴대기기에 이상한 감정을 갖고 있던 90년대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가젯에 표정을 더하면 사람은 가젯에 강하게 집착하게 된다는 점에 착안했다는 것이다.

푸나고치는 전문 해킹 도구는 아니며 디도스 공격 등은 할 수 없게 제한이 걸려 있다. 푸나고치는 어디까지나 해킹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위한 학습 도구로 주요 목적은 안전한 와이파이 기술을 사용자가 학습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 있다고 한다. 푸나고치 소프트웨어는 깃허브에도 공개되어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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