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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10년간 이뤄온 일들

디즈니의 기세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디즈니가 보유한 힘은 이제 대중문화를 움직일 만큼 큰 존재가 됐다. 미국에서 가장 큰 코믹 회사인 마블의 슈퍼히어로물과 루카스필름의 스타워즈 시리즈, 수많은 명작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픽사 등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디즈니는 아직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힘은 갖고 있지 않ᄋᆞᆻ다. 하지만 마블 인수는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첫 번째 단계가 됐다. 2009년 12월 31일 월트디즈니컴퍼니는 43억 달러에 마블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발표한다. 지난 10년간 디즈니가 해낸 걸 생각하면 당시 디즈니에게 인수보다 좋은 선택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마블 인수는 디즈니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 번째 행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TV 프로그램과 영화 콘텐츠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디즈니에게 정복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디즈니는 지금까지 16개 마블 영화를 배급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 홈커밍이나 파프롬홈의 경우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았다. 놀랍게도 2010∼2019년까지 10년간 공개한 영화 흥행 수입 TOP10 중 마블 영화 작품이 5개나 들어가 있다. 흥행 수입 순으론 어벤저스 엔드게임,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어벤저스,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블랙팬서 순이다.

인수 당시에는 가족용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는 디즈니가 마블을 왜 인수하는지 의아하다는 반응도 많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디즈니의 마블 인수는 대성공이었다. 2010년 이전 월트디즈니가 미키마우스를 탄생시킨 뒤 디즈니는 주로 가족과 어린이용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반면 마블 영화는 청소년과 어른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디즈니에게는 새로운 관객이었다. 마블이 당시 공개한 아이언맨과 인크레더블 헐크를 본 마블 팬은 디즈니가 앞으로의 마블 영화를 패밀리 엔터테인먼트용으로 만드는 게 아닌지 불안해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을 수 있다. 코믹 사업은 디즈니 입장에선 다른 사업보다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디즈니는 마블 코믹을 완전히 끝내는 게 아니냐는 두려움도 있었다. 당시 궁금증은 디즈니가 마블을 변화시킬 것인지보다는 디즈니가 마블을 어떻게 바꿀까였다.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하고 처음 배급을 맡은 영화는 2012년 공개한 영화 어벤저스였다. 영화를 본 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디즈니는 마블엔터테인먼트 성공에 참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마블스튜디오 케빈 파이가 마블의 방향을 잡는 걸 허용했다. 그 결과 10억 달러에 달하는 흥행작이 몇 개나 나오게 된다. 이후 디즈니는 마블스튜디오의 제작 증산을 허용하고 매년 3개씩 마블 영화가 공개됐다.

2019년까지 10년간 공개된 영화 흥행 수입 TOP10에서 마블 작품은 5건이나 이름을 올렸다. 또 디즈니가 배급한 영화로 마블 작품 외에도 2개나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첫 번째는 라이언킹, 2번째는 2위를 차지한 스타워즈 포스의 각성이다.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40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건 2012년 10월 30일이다. 스타워즈를 손에 넣은 디즈니는 여기에서 새로운 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스타워즈는 당시 2005년 공개된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를 마지막으로 10년간 신작이 없었다. 하지만 디즈니는 루카스필름 인수 발표와 동시에 최신작 제작을 전했고 새로운 3부작의 첫 번째인 스타워즈 포스의 각성이 2015년 공개된다.

스타워즈 스카이워커의 새벽은 최근 공개됐지만 디즈니는 이미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 제작에 의욕적이다. 물론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1년에 1개씩 극장에 공개하는 건 무리라며 조금 진정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한다. 영화 한 솔로의 평가나 흥행이 부진했던 것도 있지만 디즈니가 스타워즈를 손에 넣은 건 어찌됐든 주주에게나 마니아에게 좋은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2010년대부터 디즈니는 또 다른 프로젝트에도 임해왔다. 당시 픽사 영화 공개는 연달아 이뤄졌지만 동시에 과거 디즈니 애니메이션 명작을 실사화하려는 노력도 돈벌이 수단 중 하나였다. 디즈니와 픽사에 의한 애니메이션은 2012∼2017년까지 6년 연속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디즈니는 또 스타워즈 테마파크를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에 마련했듯 마블의 테마 공간인 어벤저스 캠퍼스를 2020년 이후 열 계획이다. 시설 내에는 스파이더맨을 테마로 한 어트랙션도 포함한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디즈니는 지난 3월 20일 21세기폭스 인수도 마무리했다.

하지만 디즈니는 과거의 영광에 만족하고 있지 않은 듯보인다. 디즈니에겐 아직 정복해야 할 시장이 남아 있다. 바로 스트리밍 서비스다. 2019년 11월 12일 디즈니는 자사가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Disney +)를 시작했다. 넷플릭스와 훌루, 아마존 프라임 등 스타리밍 서비스가 격전을 벌이는 가운데 서로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려고 돈을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디즈니 플러스는 이미 오리지널 작품으로 스타워즈 드라마를 공개한 바 있다. 이 같은 꾸준한 확장은 디즈니의 행보에 계속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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