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국제무역국은 전략적 하이테크 상품을 다루는 기업 목록을 6월 14일 업데이트해 중국 기업인 화웨이와 중신국제집성회로제조(SMIC), 그리고 양사 자회사 수 곳을 추가했다. 대만 정부는 6월 10일 무기 확산에 대항하고 기타 국가안보상 우려에 대처하기 위해 화웨이와 SMIC를 포함한 러시아, 파키스탄, 이란, 미얀마, 중국 본토 사업체 601개 조직을 엔티티 리스트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국제무역국 엔티티 리스트에 등재된 기업에 대해 대만 기업은 정부 승인 없이는 제품을 발송할 수 없다. 또 화웨이의 경우 러시아, 독일을 포함한 복수 해외 거점도 리스트 대상이 됐다. 따라서 화웨이는 중국 외 기술을 취득하기 어려워진다.
이런 규제 영향으로 화웨이와 SMIC는 대만에 공장을 건설하거나 자재와 설비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화웨이가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라인을 급속히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크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대만은 오랫동안 반도체 패턴을 현상하는 리소그래피 장치 등을 중국에 수출하는 걸 전면 금지해왔지만 중국 대형 테크놀로지 기업과 반도체 제조업체를 엔티티 리스트에 등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보도에선 2025년 초 대만 라이칭더 총통이 중국은 해외 적대 세력’이라고 발언한 이후 대만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대만 정부 규제는 대만과 중국의 관계 악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런 대만 정부의 움직임 배경에는 미국과 대만 간에 TSMC에 관한 비공개 협상이 있었던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4년 11월 미국은 TSMC에 대해 중국 고객에 대한 칩 공급 중단을 요청했다.
또 TSMC가 화웨이 어센드 910 시리즈 AI 프로세서용 칩렛 200만 개를 모르고 공급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받았다고도 보도됐다. 이런 문제가 이번 규제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한편 대만에는 TSMC 뿐 아니라 다른 많은 반도체 기업이 존재한다. 엔티티 리스트에 등재되면서 화웨이와 SMIC는 TSMC 뿐 아니라 다른 반도체 기업 제품과 기술도 점점 더 입수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수많은 무역 제재를 실시하고 있으며 AI 확산 규제를 통해 엔비디아 등 AI 칩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이런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AI 기업은 훈련용 데이터를 HDD에 담아 중국에서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로 운반해 AI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엄격한 수출 제재를 실시하고 있어 중국 AI 기업이 훈련에 필요한 고도의 하드웨어를 확보하기 어려워졌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하드웨어 입수를 시도하고 있다. AI 기업 앤트로픽이 제기한 가짜 임산부나 살아있는 랍스터에 물건을 숨겨 밀수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엔비디아가 부인했지만 실제로는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직접 운반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 수출 규제 대상이 아닌 말레이시아가 중계 거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밝혀진 방법은 말레이시아로 운반한 AI 칩을 중국에 반입하는 게 아니라 말레이시아에서 엔비디아 AI 서버를 임대해 AI를 구축하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AI 기업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세관이나 출입국 관리소에 발각되지 않도록 AI 모델 훈련용 데이터를 개당 80TB 용량 HDD 15개에 나누어 기술자 4명에게 운반시켜 쿠알라룸푸르 소재 데이터센터에서 AI를 구축했다고 한다. 데이터 총량은 4.8PB로 여러 대규모 LLM 데이터 소스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전해진다.
굳이 HDD로 수송한 것에 대해 정보 소식통은 주목받지 않고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도에선 제재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중국 AI 기업이 이런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