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국립대학인 델프트 공과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자율형 드론이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드론 레이스에서 우승했다. 레이스에서 델프트 공과대학의 자율형 드론은 세계 최고 수준 드론 조종사가 조작하는 드론 성적을 넘어섰다.
아랍에미리트를 세계적인 첨단 기술 리더로 만들기 위해 발족된 아부다비 첨단기술연구위원회(ATRC) 일부문으로 자율주행 기술 한계에 도전하는 아부다비 자율주행 레이싱 리그(A2RL)는 프로 드론 레이스 팀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 드론 레이스인 DCL(Drone Champions League)과 제휴해 중동에선 처음으로 A2RL×DCL 자율주행 드론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이 드론 챔피언십에서는 인간 파일럿에 의한 드론 레이스인 팔콘컵(Falcon Cup)과 AI 탑재 자율형 드론에 의한 레이스 A2RL 드론 챔피언십이 열렸다. 팔콘컵에서 우승한 건 일본 프로 드론 레이스 팀인 라이덴레이싱(RAIDEN RACING)이다.
델프트 공과대학이 개발한 AI 드론은 먼저 A2RL 드론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그 후 인간 파일럿과의 녹아웃 토너먼트에 출전해 우승했다. 녹아웃 토너먼트에서는 전 DCL 세계 챔피언 3명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레이스에서 사용된 드론은 모두 엔비디아 젯슨 AGX 오린, 전방 카메라, 온보드 지각·제어용 관성측정장치(IMU)를 탑재한 표준화된 것.
이 드론 챔피언십에서는 물리적 AI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참가 드론에 대해 카메라 1대만 사용이라는 제약을 부과했으며 이 점이 기존 자율형 드론 레이스와의 큰 차이점이다. 전방을 감시하기 위한 카메라가 1대만 탑재되어 있다는 건 인간 FPV 그러니까 1인칭 파일럿 비행 방법과 비슷해 AI에게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데 어려워진다.
델프트 공과대학 드론은 딥러닝에 의한 고성능 제어를 실현해 자율형 드론 13대, 드론 레이스 챔피언이 조종하는 인간이 조작하는 드론에 승리했다. 델프트 공과대학 드론 레이스 팀에 따르면 AI 드론은 구불구불한 코스에서 최고 속도 95.8km/h를 기록했다고 한다.
델프트 공과대학 드론 팀은 순간적으로 고성능 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효율적이고 견고한 AI 시스템을 개발해 이 위업을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AI가 체스나 바둑의 세계 챔피언을 물리치는 획기적인 사건은 주로 가상공간에서 일어났지만 현실 세계에서 AI가 드론 세계 챔피언을 물리치는 결과는 큰 위업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취리히 대학 로보틱스&퍼셉션 그룹이 2023년에 인간 조종사가 참가하는 드론 레이스에서 처음으로 자율형 드론 승리를 기록했지만 이는 비행 실험실에서 실시된 레이스로 상황·하드웨어·코스가 모두 연구자에 의해 관리됐다. 반면 델프트 공과대학의 AI 드론은 하드웨어 및 코스가 대회 주최자에 의해 완전히 설계·관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크게 다르다.
드론 레이스에 참가한 건 델프트 공과대학 항공우주공학부 내에 있는 마이크로 항공기 연구소 MAVLab 과학자와 학생이다. 팀 리더인 크리스토프 데 바흐터는 AI가 실제 경기에서 인간 드론 파일럿과 경쟁할 수 있게 되는 게 언제인지 계속 궁금했다며 이 성과와 경기 전체가 현실 세계 로봇 응용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델프트 공과대학의 AI 드론이 혁신적인 이유 중 하나는 모터에 직접 제어 명령을 보내는 딥 뉴럴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원래 유럽우주기구(ESA)의 첨단 콘셉트 팀에 의해 개발됐던 유도 제어 네트워크라고 불리는 것이다. 기존 인간공학에 기반한 최적 제어 알고리즘은 계산 비용이 높아 드론이나 위성과 같은 리소스에 제약이 있는 시스템에 탑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ESA는 딥 뉴럴 네트워크가 기존 알고리즘의 결과를 모방하면서도 처리 시간을 자릿수 단위로 단축할 수 있다는 걸 발견했지만 우주공간 실기에서 적절히 작동하는지 테스트하는 건 어려웠다. 이에 따라 델프트 공과대학 MAVLab과 협력해 딥 뉴럴 네트워크의 활용이 모색되어 온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 방법인 강화학습을 사용해 딥 뉴럴 네트워크를 훈련시키고 있다며 이를 통해 드론은 시스템 물리적 한계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지만 이에 도달하려면 제어 훈련 절차 뿐 아니라 드론에 탑재된 센서 데이터로부터 드론 다이내믹스를 학습하는 방법도 재설계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로봇 AI는 필요한 계산 리소스와 에너지 리소스에 의해 제한된다면ㄴ서 자율형 드론에 의한 레이스는 고효율이고 견고한 AI의 개발과 실증에 있어 이상적인 테스트 케이스라고 밝혔다. 이어 드론 고속 비행은 혈액 샘플이나 제세동기를 시간에 맞춰 배송하는 것부터 자연재해 시 인명구조에 이르기까지 많은 경제적·사회적 케이스에서 중요해진다면서 ESA와 MAVLab 협력으로 개발된 방법을 사용해 최적의 시간 뿐 아니라 최적의 에너지나 안전성과 같은 다른 기준도 추구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이는 청소 로봇부터 자율주행차까지 다른 많은 애플리케이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말로 자율형 드론에 의한 레이스가 로봇용 AI 개발에 유용하다는 점을 어필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