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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상원 “AI 기업이 학습에 사용한 저작물 공개 의무화 수정안” 가결

AI 개발 기업이 저작권으로 보호된 콘텐츠를 AI 모델 훈련에 사용하는 게 문제시되는 가운데 영국 정부는 권리 보유자가 옵트아웃 그러니까 거부 의사를 명시하지 않는 한 기업이 무허가로 콘텐츠를 AI 모델 훈련에 이용하는 걸 허용하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 제안에 대해 기업과 아티스트로부터 반대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며 영국 의회 상원도 정부 제안에 반대하는 데이터 법안 수정안을 가결했다.

AI 개발 기업은 AI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인터넷 등에서 수집한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 그 중에는 저작권으로 보호된 작품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아티스트와 출판사, 미디어 기업 등으로부터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영국 정부는 2024년 12월 콘텐츠 제작자 권리와 AI 개발 성장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새로운 저작권법 개정안을 제안했다. 영국 정부 제안에 따르면 콘텐츠 권리 보유자가 AI 개발 기업 훈련에 대한 라이선스를 갖고 훈련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또 권리 보유자가 옵트아웃한 경우 AI 모델 훈련에 콘텐츠가 사용되지 않도록 요구된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명시적인 거부가 없는 콘텐츠 무단 사용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므로 이 제안에는 비판도 있다. 또 오픈AI와 구글 같은 AI 개발 기업도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나 AI 개발을 방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법안에 반대하고 있었다.

영국 정부 제안에 반대하는 건 AI 개발 기업 뿐 아니라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티브 산업 옹호파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화 감독이기도 한 비반 키드론 상원 의원은 영국 정부 제안에 대해 자신이 국회의원에게 말하고 싶은 건 성장에 전력을 다하는 정부 일원이라면 왜 영국 경제에 1,260억 파운드를 가져다주는 크리에이티브 산업을 약화시키고 그런 산업에서 일하는 240만 명에 대한 재산권을 무상으로 포기하려 하는지에 대한 점이라며 크리에이티브 산업은 모든 선거구·지역·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데이터 법안 수정안도 제출했으며 그 안에서는 AI 개발 기업에 대해 AI 모델 훈련에 사용한 콘텐츠 공개가 의무화됐다. 또 AI 개발 기업에는 저작권으로 보호된 데이터를 스크래핑하는 데 사용된 크롤러명도 밝히도록 요구된다.

그는 자신의 수정안에 대해 기술 기업은 자신의 웹 크롤러를 갖고 와서 모든 저작권으로 보호된 콘텐츠를 가져가고 훈련에 사용된 콘텐츠는 잘 모르겠다고 말해 왔다며 자신의 수정안은 기업이 언제 어디서 콘텐츠를 이용했는지 설명하고 투명성을 갖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며 이는 저작권법을 AI 시대에 적합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폴 매카트니와 엘튼 존 같은 아티스트, 많은 미디어 기업과 음악 출판사, 예술 단체 등이 이 수정안에 찬성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그리고 상원은 해당 수정안을 찬성 272표, 반대 125표라는 압도적인 찬성 다수로 가결했다. 수정안은 향후 하원에서 심의 예정이다.

키드론은 자신은 정부 계획에 반대하는 이들이 기술 반대파라는 생각을 부정하고 싶다며 크리에이터는 AI의 창조적·경제적 가치를 부정하지 않지만, 이 작업을 이용해 AI를 무상 구축하고 이를 훔친 이들로부터 다시 빌려야 한다는 주장은 부정한다며 이는 영국 경제에 대한 공격이며 공격은 영국에게 1,200억 파운드에 상당하는 섹터, 산업 전략의 중심이자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산업에 대해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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