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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가 사법시험 문제 작성했다?

미국 변호사 자격 인증기관인 캘리포니아주 변호사회가 4월 21일, 지난 2월 실시된 사법시험 문제 171개 중 23개가 AI를 사용해 작성된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에 수험자와 교육기관으로부터 강한 비판이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실시된 캘리포니아주 사법시험에서 수험생이 시험 문제 오타나 이해하기 어려운 질 낮은 문제가 있었다는 불만이 제기했다. 일부 수험자는 몇몇 문제는 마치 AI가 작성한 것 같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런 비판에 따라 캘리포니아 변호사회는 사법시험에서 출제된 객관식 문제 171개 중 100개는 민간기업(Kaplan Exam Services)에 위탁해 작성한 것이며 48개는 법과대학원 1학년 시험문제를 사용한 것이고 나머지 23개는 변호사가 아닌 심리측정사 조직(ACS Ventures)이 AI 지원을 받아 작성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대해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캠퍼스 로스쿨 메리 바시크 부학부장은 말문이 막혔다며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AI를 사용해 사법시험 문제를 작성했다니 정말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변호사회는 AI로 시험문제를 작성한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리아 윌슨 사무국장은 ACS벤처스 문제는 AI 지원을 받아 작성됐고 그 후 시험 전에 내용 검증 위원회와 전문가 검토를 받았다고 밝혔다.

AI가 사용된 경위를 둘러싸고는 관계자 사이에서 견해 차이가 나타났다. 변호사 시험위원회 위원장인 알렉스 챈에 따르면 사법시험을 감독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변호사회에 시험 신뢰성과 비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등 신기술을 연구하도록 촉구했다고 한다. 반면 대법원은 변호사회가 보도자료를 발표할 때까지 객관식 문제 작성에 AI가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험문제 작성에 AI가 사용된 것에 관련된 논란은 이번 사법시험에서 발생한 더 광범위한 문제 일부다. 온라인 시험 플랫폼(Meazure Learning)을 통해 실시된 2월 원격 사법시험에서는 일부 수험자가 화면 멈춤이나 충돌, 오류 등 기술적 장애를 겪어 문제를 푸는 시간이 압박되거나 답안을 업로드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한다. 또 시험관이 기본 질문에도 답변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수험자에게 무례한 태도를 취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런 문제로 인해 일부 수험생은 매저러닝에 대한 집단소송을 제기했으며 주 의회도 조사에 나섰다.

또 AI로 작성된 문제 뿐 아니라 법과대학원 1학년 시험문제가 유용된 것도 교육자로부터 비판을 받았으며 전문가는 법률 실무를 위한 최소한의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시험에는 법과대학원 초년도 학습을 평가하는 것과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변호사회는 지난 4월 18일 개최한 사법시험위원회 회의에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합격 기준을 낮추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온 걸 받아들여 이에 관한 청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공표함과 동시에 5월 회의에서 수험자에 대한 구제 조치에 대해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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