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사성 원소 중 하나인 플루토늄은 같은 방사성 원소인 우라늄이 중성자를 흡수하면 생성되며 우라늄 광석 중에 미량 포함된 걸 제외한 대부분이 인공적으로 생성된 것이다. 이런 플루토늄은 핵무기 주요 핵분열성 물질이기도 하지만 미국 웹사이트에서는 일반인도 플루토늄을 구매할 수 있었다고 한다.
2023년 8월 호주에 거주하는 에마뉘엘 리든이라는 남성이 플루토늄 샘플을 시드니 교외에 사는 부모 집으로 운송하려 했다는 이유로 호주 핵 비확산법을 위반해 체포됐다.
그의 플루토늄을 압수하기 위해 국경수비대 직원과 소방관, 경찰, 구급대 등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지만 리든 본인은 핵무기 제조 등을 계획한 게 아니라 무고한 수집가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우표와 지폐 등 수집가이기도 한 리든은 주기율표에 포함된 모든 원소를 수집하려고 미국에 기반을 둔 과학 웹사이트에서 플루토늄을 구매했다고 한다. 이 상품이 미국에서 호주에 있는 부모 집으로 배달되어 핵 비확산법을 위반하게 된 것이다. 리든은 핵 비확산법에 따라 최대 10년 징역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으며 4월 11일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사건이 화제가 되자 명백히 무지했을 뿐인 리든을 처벌하는 호주 법률은 끔찍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리든은 어떤 웹사이트에서 플루토늄을 구매했냐는 점도 관심사가 됐다.
리든이 플루토늄을 구매했을 가능성이 있는 웹사이트로 언급된 건 미국 워싱턴주에 기반을 둔 루시테리아사이언스(Luciteria Science)다. 루시테리아사이언스는 온라인으로 방사성 원소를 포함한 다양한 화학 원소를 판매하고 있으며 지금은 판매가 종료됐지만 플루토늄이 들어 있는 아크릴 큐브 상품 페이지가 남아 있다.
상품 페이지를 보면 확실히 플루토늄 50mm 아크릴 큐브(Plutonium 50mm Lucite Cube)라고 표시되어 있다. 아크릴 큐브 중앙에 오래된 원통형 물체가 봉인되어 있었다.
플루토늄은 거의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방사성 원소이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플루토늄 대부분은 인공적으로 생성됐거나 사용된 핵연료 중에 포함된 것이다. 따라서 플루토늄이 시장에 나오는 일은 거의 없지만 과거에는 플루토늄이 들어 있는 제품이 판매된 적이 있었다.
1960년대 소비에트 연방에서 첫 상업용 연기 탐지기가 판매됐다. 서방 국가 걸 포함한 당시 연기 탐지기는 방사선원과 그 방사선을 검출하는 장치를 설치해 이 사이에 연기가 떠돌면 방사선 신호가 교란되어 경보 장치가 작동하는 구조였다. 따라서 당시 연기 탐지기에는 방사선원 미량이 포함되어 있었고 미국산에는 아메리슘 241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소비에트 연방산에는 플루토늄 239가 사용됐다고 한다.
1960년대 소비에트 연방산 연기 탐지기에 포함된 플루토늄은 정말로 미량이며 무게는 350억분의 1그램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매초 0.4mSv 방사선을 방출한다. 루시테리아사이언스는 이 연기 탐지기에 사용된 플루토늄을 아크릴에 봉인해 판매했던 것이다.
러시아 법률에서는 플루토늄이 포함된 연기 탐지기 방사선원을 소유하는 건 금지되어 있으며 해외로의 수출도 엄격히 단속되고 있다. 2004년에는 키르기스스탄에서 이런 연기 탐지기를 판매하려던 인물이 체포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한편 미국에서도 일반인의 플루토늄 소유가 합법인지 불법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주나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괜찮다는 의견도 있지만 플루토늄에 관해서는 일반인을 위한 라이선스가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