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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바다는 과거 파란색 아니라 녹색이었을 가능성?

바다는 파란색이라는 건 지금은 당연한 것이지만 수십억 년 전에는 파란색이 아니라 녹색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 나고야 대학 팀이 녹색 바다 가설을 제안하고 왜 녹색이었다고 생각되는지 설명했다.

24억 년 전 지구에서는 현재와는 다른 환경이 펼쳐져 있었다. 이 시대에 광합성을 하는 원핵생물 시아노박테리아가 산소를 만들어내 지구 산소 농도를 증가시키는 계기인 대산화 이벤트를 발생시켰다고 한다.

현대에 서식하는 지구상 광합성 생물은 태양광 중에서도 주로 파란색이나 빨간색 빛을 흡수하는 클로로필 그러니까 엽록소라 불리는 색소로 광합성을 한다.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는 클로로필 외에 피코빌린이라는 색소를 사용해 녹색 빛을 이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왜 시아노박테리아가 피코빌린을 이용하게 됐는지 왜 녹색 빛이 필요했는지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태고 지구 환경에 주목해 고대 수중 환경에서의 산소, 환원철, 철수산화물 분포를 예측했다. 24억 년 전 지구는 현재와 달리 대기 중 산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빈산소 환경이었고 이산화탄소가 많아 수중 환경이 산성에 가까웠으며 육지 침식이 비교적 빨라 대량 철이 바다에 유입됐다. 이로 인해 현대 해양에는 없는 2가 철이 바다 전체에 퍼져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런 환경에서 산소 발생을 동반하는 광합성이 이뤄지면 서서히 산화가 시작되고 물에 녹아 있던 2가 철은 산화철로 변화하여 물 속에 떠다니기 시작한다. 이 환경을 가정하고 시뮬레이션과 실험을 진행한 결과 바다에 퍼진 산화철이 자외선부터 파란 빛까지 효율적으로 흡수하는 데다 물이 붉은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태고 시절 바다는 녹색 빛으로 가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밝혀졌다.

하지만 녹색 빛으로 가득한 환경은 파란색과 빨간색 빛을 흡수하는 클로로필로 광합성을 하는 생물에게는 살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 속에서 남은 녹색 빛을 흡수하도록 진화한 생물이 바로 시아노박테리아였다는 주장이다.

현존하는 시아노박테리아를 유전자 조작해 과거의 자연선택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피코에리스로빌린이라 불리는 녹색에 특화된 피코빌린을 획득한 시아노박테리아가 녹색 빛 환경 아래에서 번성했을 가능성이 시사됐다. 녹색 빛이 우세한 환경이 선택압으로 작용해 효율적으로 녹색 빛을 흡수하는 형질을 획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광합성 생물 활동으로 생겨난 녹색 바다는 자외선을 효율적으로 차단해 생명을 키우는 현장이 됐다며 녹색 바다 존재가 먼 행성의 생명 존재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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