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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이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내놓는 이유는…

중국 AI기업 딥시크(DeepSeek)는 지난 1월 오픈AI 모델에 필적하는 추론 모델인 DeepSeek R1을 오픈웨이트로 공개해 서구 AI 연구자를 놀라게 했다. 이후 중국 AI 기업이 잇따라 오픈 AI모델을 시장에 출시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규제를 피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 같은 미국 AI 기업 대부분은 지금까지 AI를 독점적인 자원으로 취급하며 가장 고급 모델에 대한 완전한 접근을 제한하고 유료 구독이나 기업용 플랜을 통해 제한적으로 제공해왔다. 또 미국 정부는 오픈소스 AI를 보안상 위험으로 간주하며 규제되지 않은 모델이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걸 우려해 미 의회는 이미 국가 안보상 우려를 이유로 딥시크 AI를 정부 기기에 도입하는 걸 금지하는 제안을 했다.

이런 미국 측 태도와 대조적으로 중국 AI 기업은 오픈소스 AI를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도에선 AI를 오픈소스화해 중국은 미국 제재를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발을 분산화하고 전 세계 인재를 활용해 모델을 개선할 수 있다며 다른 국가가 대체 하드웨어로 중국 모델을 훈련하고 개선한다면 엔비디아 고성능 칩에 대한 규제조차 그다지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AI 발전에는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지만 클로즈드 모델 AI를 개발하는 기업은 개선이나 최적화 관련 연구를 자사에서만 수행해야 한다. 반면 오픈 모델 AI는 전 세계 개발자가 앞다퉈 연구하므로 중국 AI 기업은 모델을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전략에는 미국이 구축하고 있는 AI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목적도 있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AI가 독자 모델만큼 강력해진다면 미국 AI 기업이 제공하는 독자 모델에 높은 비용을 지불할 사람은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을 감지했는지 엔비디아 주요 경쟁사인 AMD 리사 수 CEO는 3월 18일 중국을 방문해 자사 칩이 딥시크 AI모델이나 알리바바 Qwen 시리즈와 호환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뛰어난 AI 보급으로 수익이 위태로워지는 건 중국 기업도 마찬가지이므로 이 접근법은 위험을 수반하는 자포자기식 전술이기도 하다. 또 중국 정부가 허위정보 억제나 국가 정책 준수를 명목으로 더 엄격히 AI를 규제하기 시작할 가능성도 있어 AI를 계속 오픈소스 형태로 유지하는 접근법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보도에선 이 시기 오픈소스 AI가 시장에 범람하는 건 우연이 아니라 닫혀가는 기회에 대한 반응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 하에서 미국 칩과 AI 기술에 대한 수출 규제가 강화되고 독자 모델이 자리잡아가는 상황에서 중국에게 최선의 전략은 정면 대결이 아닌 AI 시장을 무료 AI로 가득 채워 미국의 승리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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