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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언어 학습 앱이 시총 140억 달러 비즈니스로 성장한 비결

언어 학습 앱 듀오링고(Duolingo)는 기본적으로 무료로 제공되면서도 방대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며 게임화된 시스템과 독특한 알림 메시지로 사용자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용자 대부분은 무료 회원으로 유료 회원은 전체 10% 미만에 불과하다.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듀오링고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언어 학습 앱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뭘까.

듀오링고는 매일 3,000만 명 이상 사용자가 이용하는 인기 앱으로 10년 이상 사용한 충성도 높은 사용자도 존재한다. 연간 수익은 5억 달러를 초과하며 현재 기준 시가총액은 140억 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성공적인 비즈니스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레슨이 무료로 제공되며 유료 회원 비율은 단 8.6%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사용자 대부분이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또 광고 수익은 전체 매출 8% 미만으로 광고가 과도하게 표시되지 않는다.

듀오링고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게임화된 사용자 경험이다. 보통 언어 학습은 단조로운 반복 학습을 연상시키지만 듀오링고는 학습 과정을 게임처럼 느껴지게 한다. 무료 사용자는 하루에 일정량 HP를 부여받으며 문제를 5번 틀리면 HP가 소진되어 더 이상 학습할 수 없다. 또 레슨별로 진행 상태를 표시하는 바(bar)가 있어 학습 진척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경험치를 얻거나 연속 학습 일수를 기록하는 시스템도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앱에 머물도록 유도한다. 이런 접근법으로 듀오링고는 초기 몇 년 동안 사용자 300만 명을 확보했다.

듀오링고 공동 창업자 겸 CEO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은 모바일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학습 도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기 투자자로부터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며 수익화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7년 광고를 도입했지만 광고는 여전히 주요 수익원이 아니다. 대신 월 10달러를 지불하면 광고를 제거하고 무제한 HP를 얻는 유료 플랜이 주요 수익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여행이 제한되자 언어 학습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듀오링고는 크게 성장했다. 분석가에 따르면 듀오링고는 주요 경쟁사에 비해 다운로드 수에서 10배 이상 격차를 보이며 유료 회원 800만 명을 확보했다. CEO 루이스 폰 안은 수익 80%가 유료 사용자 중 10% 미만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듀오링고는 앱 사용자가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지, 다음 날 다시 앱에 돌아오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분석한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림 전송 시점, 알림 내용, 레슨 난이도 등을 조정하는 실험을 반복하고 있다.

독특한 푸시 알림 메시지는 사용자에게 학습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이 알림이 효과가 없는 것 같다. 당분간 보내지 않겠다는 메시지는 사용자에게 죄책감을 주어 다시 앱을 열게 만든다. 이런 전략으로 사용자 유지율을 3% 향상시켰다.

듀오링고는 AI 기술과 기계 학습 알고리즘인 밴디트 알고리즘을 활용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특정 메시지 효과나 알림 전송 시간대를 최적화하고 사용자 경험을 개인화하며 학습 지속률을 높이고 있다. 현재까지 1만 회 이상 테스트가 진행됐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가 유료 서비스를 선택하고 친구에게 앱을 추천하게 만드는 결과를 얻었다.

듀오링고는 2024년 전 세계 여러 국가에 듀오링고 맥스(Duolingo Max)라는 새로운 유료 플랜을 도입했다. 월 30달러에 AI 기반 봇과의 대화 연습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실제 사람과의 대화보다 부담이 적어 사용자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기본 무료 정책은 유지하되 듀오링고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탐색하며 글로벌 언어 학습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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