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선택을 할 때에는 바로 결정하지 말고 먼저 하룻밤 자고 난 후 생각해보는 게 좋다는 조언을 들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듀크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새로운 논문에서는 하룻밤 자고 난 뒤 결정하는 게 즉시 결정하는 것보다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연구팀은 첫인상으로 빠르게 결정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하룻밤 자고 난 뒤 결정하는 게 좋은지 의문에 대해 조사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일련의 실험에서는 가상 개러지 세일(garage sale)에 출품하기 위해 가장 가치 있는 물건이 들어있는 상자를 선택하는 과제가 피험자에게 주어졌다. 각 상자에 들어있는 아이템은 대부분 가치가 낮은 오래된 알람시계, 화분에 심은 식물 등이었지만 그 중에는 멋진 램프, 테디베어 등 가치가 높은 아이템도 있었다. 상자 안에는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아이템이 담겨 있었으며 가치가 높은 아이템이 위쪽에 있는 상자도 있고 중간쯤이나 아래쪽에 있는 상자도 있었다고 한다.
피험자에게는 선택한 상자 총 가치에 따라 현금 보상이 주어졌기 때문에 가장 가치가 높은 상자를 선택할 동기가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각 상자에 들어있는 20개 아이템 총 가치가 모두 동일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피험자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국 어떤 상자를 선택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보상액은 같았다는 것이다.
주어진 여러 상자를 연 피험자에게 즉시 개러지 세일에 출품할 상자를 선택하도록 요구한 경우 상자 전체 내용이 아닌 처음 마주친 몇 개 아이템 가치에 기반해 판단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어떤 상자를 선택해도 총 보상액은 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쪽에 가치가 높은 아이템이 담겨 있던 상자를 선택하기 쉬웠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은 사람은 첫인상에 강하게 끌린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피험자는 처음에 가치가 높은 아이템이 들어있던 상자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실제보다 10% 가치가 높다고 추정했다.
반면 하룻밤 자고 난 뒤 출품할 상자를 선택하도록 요구받은 피험자는 가치가 높은 아이템이 위쪽에 있던 상자와 아래쪽에 있던 상자를 비슷하게 평가하며 첫인상에 이끌려 선택하는 일이 없어졌다. 연구팀은 그들은 더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며 처음, 중간, 마지막에 귀중품 클러스터가 있는 상자를 똑같이 선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자동차나 집 등 고가 물건을 구매할 때, 취직할 곳을 선택할 때, 누군가와 데이트를 할지 결정할 때 등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하룻밤 자고 난 후 생각하는 게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어떤 경험이 끝나면 우리 뇌는 이를 기억 속에서 정리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한다며 이 교묘한 트릭은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