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인간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동물로 알려져 있으며 예로부터 반려동물로 사랑받아 왔다. 중국과학원 유전발생생물학연구소 연구팀이 인간과 개 뇌파를 측정한 결과 인간과 개가 눈을 마주치면 뇌 활동이 동기화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비글 개와 인간 10쌍을 준비하고 5일 동안 함께 생활하게 했다. 이때 개와 인간 뇌파를 측정해 서로 눈을 마주치거나 신체 접촉을 하는 행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다음으로 눈 마주치기와 신체 접촉하기라는 행동 영향을 개별 조사했다. 또 자폐증 스펙트럼 장애 원인 유전자로 여겨지는 SHANK3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개 13마리를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진행해 변이가 없는 개와의 차이를 비교했다. 추가로 SHANK3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개에 LSD를 1회 투여해 그 효과를 조사하는 실험도 수행됐다.
실험 결과 개와 인간이 눈을 마주치거나 신체 접촉을 할 때 뇌 활동 동기화가 관찰됐다고 한다. 눈을 마주쳤을 때는 주로 전두엽 영역에서, 서로 신체 접촉을 했을 때는 두정엽 영역에서 동기화가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이 동기화 방향성은 인간에서 개였으며 5일간 공동 생활로 동기화 정도가 강해지는 경향이 관찰됐다고 한다.
또 SHANK3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개는 인간 뇌 활동과의 동기화가 크게 약화됐다. 더불어 변이가 있는 개는 주의력 저하도 나타났지만 LSD를 1회 투여함으로써 뇌 활동 동기화와 주의력 저하 문제가 개선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통해 인간과 개 사이에 신경학적 수준의 유대감이 존재하며 이 유대감이 자폐증 스펙트럼 장애 등에서는 손상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 LSD가 개와 인간 사이 상호작용 장애를 개선할 가능성이 있음도 보여줬다. 다만 연구팀은 한계점도 지적하며 보다 자연스러운 환경에서의 인간과 개 상호작용 조사 필요성과 뇌파 데이터 해석에 관한 제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종을 초월한 뇌 활동 동기화를 처음으로 보고한 것으로 인간과 개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 신경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뇌 활동 동기화가 자폐증 스펙트럼 장애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