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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러시아 법인, 푸틴 정권에 1억 달러 이상 압류 당해 파산

2022년 러시아 법원이 구글에 국영 방송국에 대한 배상금 지급을 명령하고 구글 러시아 법인 은행 계좌에서 1억 달러 이상을 압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배상금 압류로 인해 구글 러시아 법인은 파산을 선언했다.

2022년 5월 구글이 러시아에 세운 자회사가 당국에 의해 은행 계좌를 압류당해 파산 신청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 대형 IT 기업의 은행 계좌가 통째로 압류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압류는 올리가르히인 콘스탄틴 말로페예프가 소유한 차르그라드 TV를 포함한 러시아 방송 미디어 3사가 구글이 일부 러시아 미디어의 유튜브 접근을 제한하거나 러시아 정부가 불법으로 간주하는 콘텐츠를 삭제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법원이 인정한 것에 따른 것. 방송 미디어 3사는 남아프리카, 터키, 세르비아, 키르기스스탄에서도 비슷한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 6월에는 남아프리카에서 예비적이긴 하지만 배상금 지급 법원 명령을 받아냈다고 한다.

원고가 된 미디어 3사는 러시아 정부와 러시아 정교회에 긍정적인 프로파간다 미디어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구글 러시아 법인이 막대한 배상금을 압류당한 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 정부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8월 20일 구글은 방송 미디어 3사를 상대로 러시아 국외의 법원에서 구글을 고소하는 걸 막아달라는 소송을 영국과 미국에서 제기했다. 미국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구글은 당시 판결에서 지급해야 할 금액은 1,250만 달러 미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관이 구글 러시아 법인 자산 1억 달러 이상을 압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또 압류된 배상금 사용처가 특히 문제시되고 있다. 배상금은 주로 소송을 제기한 방송 미디어 3사에서 분배되고 있지만 그 중 한 회사인 차르그라드 TV는 배상금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지원에 사용할 것이라고 공언해 국제적인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문제를 보도한 곳에서 터키에서 제출된 서류를 확인한 결과 러시아 법원이 구글에 지급을 명령한 차르그라드 TV에 대한 배상금은 최종적으로 328억 루블이었으며 이 배상금은 24시간마다 2배로 증가하는 설정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만일 이게 적용된다면 최종적으로 지불해야 할 배상금액은 구글 시장 가치를 순식간에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

구글은 이런 판결을 전례 없는 벌금과 자의적인 법적 제재라고 표현하며 러시아의 개인과 조직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의 일환으로 유튜브 접근을 제한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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