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가 2020년 학술지 출판사인 엘스비어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학술 논문을 보기 위해 엘스비어 학술지 구독을 중단했다. MIT는 이로 인해 구독 시 발생했던 연간 지출 80%에 해당하는 200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MIT는 출판된 학술 논문이 전 세계 누구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을 때 그 가치를 제대로 발휘한다는 이념을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MIT 학술 출판사 계약 프레임워크(MIT Framework for Publisher Contracts)라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프레임워크 도입을 주도한 MIT 도서관장 크리스 버그는 대학에서 창출된 자금을 기업이 독점하게 하고 그들에게 수십억 원을 계속 지급하는 건 오픈 교육과 연구를 지원해 온 MIT 역사와 완전히 모순된다고 말했다.
MIT는 오랜 기간 엘스비어와 계약을 맺어왔지만 2020년 MIT 학술 출판사 계약 프레임워크에 맞는 새로운 계약을 요구했다. 하지만 엘스비어가 이 요구를 충족하는 제안을 하지 못해 MIT는 2020년 6월 해당 출판사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MIT는 계약 종료 전인 2019년 당시 엘스비어에서 출판된 675종 학술지를 개별 구독하고 있었지만 계약 종료 이후 이 구독은 모두 취소됐다. MIT는 이로 인해 논문 구독을 위한 지출 80%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MIT는 프레임워크 도입 이전부터 엘스비어와의 계약이 종료되면 학술 논문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를 고민해왔다. 이를 위해 도서관용 구독 저널 분석 도구(Unsub)을 사용해 MIT 교직원이 이용하는 학술 논문 중 이미 공개된 논문 비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MIT가 영구 접근 권한을 보유한 학술지가 대부분 논문을 커버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준비 과정을 거쳐 MIT는 엘스비어와의 계약을 종료했으며 이후 교직원과 대학 관리자가 엘스비어 구독 없이 필요한 연구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대체 방법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 저항은 최소화됐으며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대부분 MIT 교직원은 MIT 학술 출판사 계약 프레임워크를 지지하고 있으며 엘스비어와의 계약 종료 후 4년이 지난 지금 엘스비어 없이 학술 논문에 접근하는 데 익숙해졌다고 한다.
다만 엘스비어를 구독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논문에 즉시 접근하는 게 어렵다는 점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MIT는 논문 제공 서비스(Reprints Desk)와 협력해 논문을 개별 구독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MIT는 전체 논문 92%를 1분 이내에 97%를 1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버그 도서관장은 많은 대학이 논문 단위로 구독하면 표준적인 대규모 계약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논문별 접근 방식을 제공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지만 MIT 경험상 그런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MIT는 MIT가 엘스비어 학술지를 구독하는 데 지불했던 금액과 실제로 연구원이 필요한 학술 논문에 접근하는 데 드는 비용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게 명확해졌다고 주장했다. MIT는 다른 대학도 학술 논문에 접근하는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절약한 자금을 활용해 오픈 출판에 공동 투자해 학술 논문에 보다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