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 착륙을 성공시킨 조용한 바다에 거대한 지하 터널로 연결되는 수직 구멍이 있다는 게 밝혀졌다. 지하 깊숙이 있는 이런 동굴은 인류가 혹독한 달 환경에 진출할 때 거점으로 유망하게 여겨지고 있다.
달 표면에는 소행성 등 충돌로 생긴 분화구 외에도 피트라고 불리는 수직 구멍이 200곳 이상 확인됐으며 이 중 대부분은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용암 동굴이 붕괴되어 지표와 연결된 스카이라이트(천창)로 여겨지고 있다.
이전에 달 탐사선 LRO가 촬영한 달 표면 사진에서는 조용한 바다에 있는 수직 구멍 바닥에 너비 10m 암석이 흩어져 있는 게 보였지만 이 구멍이 메워져 있는지 아니면 용암 터널 같은 지하 동굴로 연결되어 있는지는 불분명했다.
7월 15일자 과학 저널(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연구에서 이탈리아 트렌토대 연구팀은 LRO에 탑재된 소형 레이더인 Mini-Rf로 조용한 바다에 있는 수직 구멍을 측정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직 구멍 서쪽에서 레이더 밝기가 증가하는 게 밝혀졌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데이터는 수직 구멍 바닥에서 서쪽으로 뻗어 있는 동굴이나 터널 존재로 설명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이 터널은 지하 130~170m 깊이에 있으며 너비는 45미터, 길이는 30~80미터로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동굴 바닥은 평평하거나 최대 45도 기울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어느 쪽이든 터널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다고 한다.
달 표면은 빛이 비칠 때는 127도에 달하는 반면 그늘이 지면 영하 173도까지 내려가기도 하며 더구나 지구상 최대 150배나 강력한 방사선도 쏟아지는 등 혹독한 환경. 따라서 지하에 광대한 공간을 가진 천창은 미래 달 탐사 미션 거점 후보로 유망하다.
연구팀은 동굴이 주는 주요 이점은 복잡한 건설 작업 없이도 인간 달 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