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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과의 전쟁에서 주목받는 면역 요법

암 치료에는 종양을 외과 수술로 제거하거나 항암제를 투여하거나 방사선을 조사하는 치료법이 자주 사용된다. 또 체내 면역 체계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요법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뇌에 생기는 악성 종양 일종인 교모세포종 면역 요법도 이 가운데 하나다.

교모세포종은 글리오블라스토마(glioblastoma)라고도 불리며 뇌 신경계를 구성하는 글리아 세포가 종양이 된 것으로 가장 빈도가 높은 악성 뇌종양으로 알려져 있다. 교모세포종은 나이에 관계없이 발병할 수 있으며 종양은 발작, 언어 장애, 신체 마비 등을 일으키고 진단에서 사망까지 평균 1년 정도라고 한다.

교모세포종 치료는 최대한 안전한 절제 그러니까 신경 기능을 유지하면서 종양을 가능한 한 많이 외과 수술로 제거하는 치료법이 취해져 왔다. 하지만 교모세포종은 뇌에 침윤하는 능력이 높아 종양 대부분을 제거해도 다시 증식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팀은 환자 자신의 T세포를 유전자 조작해 이를 직접 뇌척수액에 주입하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임상 실험을 실시했다. T세포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기생충 등 병원체를 제거하는 면역 세포지만 보통 암세포에 효과가 없다. 따라서 연구팀은 환자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해 그 DNA를 암세포에 반응하는 CAR-T 세포로 설계했다.

CAR-T 세포는 교모세포종의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단백질에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CAR-T 세포로 암세포를 공격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이전부터 연구되어 왔으며 연구팀도 수년간 실험과 조사를 거듭해 왔다.

임상 시험 결과, 임상 시험 피험자였던 74세 남성은 재발성 교모세포종을 앓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일 만에 종양이 거의 완전히 소멸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그 순간 암의 이해와 치료 도구에 혁명이 일어났다고 논평했다.

다만 연구팀이 연구하는 면역 요법에는 높은 비용, 복잡한 프로세스, 한 번에 제한된 환자만 치료할 수 있다는 점, 장기적인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또 임상 시험 피험자가 완치된 건 아니며 종양이 사라진 후 몇 달이 지나면 재발하거나 약물 부작용으로 소화관 천공이 일어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팀은CAR-T 세포를 이용한 면역 요법이 교모세포종 이외의 암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개발하는 치료법은 지금까지 치료가 어려웠던 암에 대한 새로운 희망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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