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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배터리는 영원한 화학물질 오염 원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다양한 가젯과 전기차, 재생 에너지 저장 등에 사용되며 클린 에너지를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가 영원한 화학물질이라 불리는 과불화알킬 화합물 및 폴리불화알킬 화합물(PFAS)에 의한 오염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PFAS는 알킬 사슬에 불소 원자 여러 개가 결합한 유기 불소 화합물 총칭으로 수십 년 동안 제품 열과 화학물질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품에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PFAS가 분해되기 어려워 장기간 환경에 잔류하며 암이나 저체중아 출산 위험 증가 등 건강 피해를 초래한다는 게 밝혀져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텍사스 공과대학과 듀크 대학 등 연구팀은 그런 PFAS 중 하나인 비스퍼플루오로알킬설포닐이미드(bis-FASIs)라는 물질에 대해 연구했다. bis-FASIs는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질이나 접합제로 사용되지만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연구팀이 미국과 벨기에, 프랑스 bis-FASIs 제조 공장 주변 샘플을 조사한 결과 토양·퇴적물·물·눈에 포함된 bis-FASIs 농도가 1ppb 그러니까 10억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지난 4월 정한 규칙에서는 음용수 주요 5종류 PFAS 농도 상한선이 1~4ppt 그러니까 1조분의 1~4)로 되어 있어 1ppb라는 수치는 이들 제한치보다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또 연구팀은 노트북과 스마트폰, 태블릿, 전기차 등에서 사용되는 17종류 리튬이온 배터리를 테스트해 그 중 11종류에서 bis-FASIs를 검출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중 재활용되는 건 겨우 5%로 추정되기 때문에 미국 남동부 여러 매립지에서 채취한 침출수 샘플에 대해서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침출수에서 1ppb에 가까운 bis-FASIs 농도가 검출됐으며 폐기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bis-FASIs가 환경 중으로 방출되고 있을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

현재 bis-FASIs에 관한 미국 연방 규칙은 없지만 독성 검사에서는 샘플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농도 bis-FASIs가 수생 생물 행동과 에너지 대사 과정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나타났다. 한편 음용수에서 PFAS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입상 활성탄과 이온 교환을 이용한 기존 방법으로 물속 bis-FASIs 농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클린 에너지 인프라 제조·폐기·재활용에 관한 딜레마를 명확히 했다며 전기차 같은 기술 혁신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건 중요하지만 PFAS 오염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을 동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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