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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 둘러싼 유럽지질학회 수장 해임 사태

AI 기술이 발전을 이루고 있는 최근에는 자체 연구에 독자적인 AI를 사용하는 기업과 조직이 등장하고 있다. 지구과학에 관한 대규모 프로젝트인 DDE(Deep-Time Digital Earth)는 중국 대형 IT 기업인 알리바바 최고기술책임자가 개발한 AI 챗봇인 지오GPT(GeoGPT)를 도입했지만 지오GPT를 둘러싸고 한 지구과학 연구 그룹 수장이 해임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DDE는 빅데이터 분석과 클라우드 컴퓨팅, AI 등을 활용해 지구 진화와 응용,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연구하는 걸 목적으로 하는 대규모 과학 프로그램으로 중국 지질조사국(CGS)과 국제수리지구과학협회(IAMG), 유럽지구과학연합(EGU) 같은 조직이 가입해 있다. DDE에 가입한 국제지질과학연합(IUGS)은 중국 정부 지원을 받아 AI 챗봇 지오GPT를 개발했다. 지오GPT 개발에는 알리바바의 최고기술책임자인 지안 왕(Jian Wang)이 참여했으며 지오GPT 자체도 알리바바 독자 챗봇인 큐원(Qwen) 위에 구축됐다.

오픈소스 지질학 관련 연구 데이터 등에서 얻은 수십억 개 단어를 학습한 지오GPT는 사용자 질문에 마치 전문가처럼 답변을 제공하거나 문서를 요약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DDE 창립자 중 1명인 마이클 스티븐슨은 지오GPT 초기 버전을 테스트한 뒤 2억 9900만 년 전 페름기 시작을 정의하기 위해 코노돈트(conodont) 치아 화석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 물었을 때 지오GPT는 적절한 답변을 제공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지오GPT에 대해 로버트 고든 대학 폴 클레버리 객원 교수는 지오GPT에는 투명성 부족과 중국 정부 검열, 저작권 침해 같은 심각한 문제가 존재한다고 비판했으며 NPO인 지오사이언스월드(GeoScienceWorld) 피비 맥멜론 CEO는 IUGS에 지오GPT는 라이선스가 없는 문헌에서 불법적으로 학습하고 있으며 생성되는 답변에도 출처가 표시되지 않아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이 서한에 대해 DDE 측은 구체적인 저작권 침해 사례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오GPT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DDE 대표는 답변 출처를 표시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지오GPT 이용 확대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의향을 보였다.

지오GPT가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은 유럽지구과학연합(EGU)에도 전달됐다. EGU 회장은 이 주장을 요점을 파악할 수 없는 일축할 만한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다른 임원은 이 건에 관한 회의 초록을 삭제하려 했다. 회장은 그들에게는 지오GPT가 중국에서 개발됐다는 게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EGU에 도착한 불만 메일을 DDE 대표에게 전달해 의견을 구했다. 하지만 이 때 정보 제공자에 관한 개인 정보를 삭제하는 걸 잊은 채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사태를 심각하게 여긴 EGU는 윤리위원회 위원에서 회장을 제외했으며 2024년 5월에는 EGU 리더 회의를 열어 정보 제공자에 관한 기밀 유지 의무 위반이 있었다며 회장을 해임하고 부회장인 피터 반 데르 비크를 회장으로 승격시켰다.

이에 대해 과거 러시아 국적을 가졌던 아르테미에바 전임 회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GU 임원은 자신이 리더 자리에 앉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항상 자신의 입지를 약화시킬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고 발언했다. 전 EGU 회장인 존 러든 씨는 EGU 임원 행동은 다소 도가 지나쳤다며 그들은 아르테미에바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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