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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금지법 법정 공방 패하면…미국 서비스 종료할까

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이던 틱톡 중국 모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에게 틱톡 매각을 명령하는 법안이 2024년 4월 23일 상원을 통과했고 이튿날인 24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틱톡은 최단 9개월, 최장 12개월 이내에 사업을 미국 기업에 매각해야 한다. 이 법안에 대해 바이트댄스는 법적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트댄스가 법정 싸움에서 패배하면 사업 매각보다 서비스 종료를 선택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번에 성립된 법안은 외국의 적이 관리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부터 미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으로 불린다. 지난 4월 20일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4월 23일 상원에서 다수 찬성으로 가결됐고 이튿날인 24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했다.

이 법안에 따라 바이트댄스는 9개월 이내에 틱톡과 산하 애플리케이션을 매각해야 하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미국 내 앱스토어와 웹호스팅 서비스 이용이 금지된다. 틱톡 측은 성명에서 이 법률이 비밀리에 만들어지고 졸속으로 하원을 통과한 뒤 마지막에는 더 중대하고 반드시 가결되어야 할 법안과 한데 묶여 가결된 건 이게 바로 미국인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금지법이기 때문이라며 전세계 자유를 증진한다고 주장하는 정책 일환으로 1억 7,000만 미국인에게 표현의 자유 권리를 짓밟는 법률을 의회가 가결하는 것은 슬프고도 아이러니하다고 밝혔다. 또 바이트댄스는 이전부터 직원에게 법안이 가결되면 법적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틱톡이 금지법에 맞서 소송을 제기하면 틱톡이 중국공산당 프로파간다 도구가 되고 있다거나 프라이버시 우려가 있다는 정부 측 주장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승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에 반하기 때문.

한편 바이트댄스 관계자는 법정 싸움에서 패배하면 틱톡을 매각하기보다는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유는 틱톡에 사용되는 알고리즘이 바이트댄스 전체 운영 핵심이므로 매각하면 해당 알고리즘이 경쟁 기업으로 넘어가는 걸 우려하기 때문이다. 또 틱톡 지적재산권 라이선스가 중국 바이트댄스에 등록되어 있어 알고리즘만 분리해 매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바이트댄스는 중요한 알고리즘이 탑재된 틱톡을 다른 기업에 팔기보다는 미국 내 서비스 중단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틱톡 독자 알고리즘을 제외한 사업 매각을 위한 논의가 바이트댄스 내부에서 진행 중이라고 한다. 바이트댄스에선 틱톡 미국 사업 지분 과반수를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이 경우 틱톡 자체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은 제외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매각 시 넘어야 할 난관은 알고리즘 여부 외에도 가격이다. 바이트댄스 임원은 과거 틱톡 글로벌 사업이 중국 기업 전체 가치 절반인 1,000억 달러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미국 사업 매각 가격을 2,000억 달러부터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선 최종 매각가가 1,000억 달러를 웃돌 가능성을 제기하며 기술 업계에서 이렇게 막대한 사업 매각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틱톡 미국 사업은 미국 내 오피스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2022년 이후 바이트댄스 중국 본사 압력이 강해지면서 미국인 직원보다 중국인 직원을 우대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틱톡 관계자는 미국인보다 중국인 또는 북경어 구사자 직원 채용을 우선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일부 미국인 근로자에 대해선 근무평가를 조작해 의도적인 해고를 부추겼고 장시간 노동과 불투명한 업적평가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런 바이트댄스 측 행보에 대해 임원 생각에 밝은 한 관계자는 임원들은 미국인 직원 생산성이 중국인에 비해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 사내에서 성차별과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사례가 다수 발견되어 관련 소송과 고발이 잇따랐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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