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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명문팀…부품 관리를 엑셀로?

1970년에 창립된 F1 팀 윌리엄스 F1(Williams Grand Prix Engineering Limited)은 2019년 시점 드라이버스 타이틀 7회, 컨스트럭터스 타이틀 9회를 획득한 명문팀이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성적이 오르지 못하기 시작했고 2023년에는 컨스트럭터스 포인트가 10개 팀 중 7위에 그치고 있다. 이런 윌리엄스 F1 부진 이유에 대해 보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을 이용한 부품 관리라고 지적하고 있다.

2023년에 윌리엄스 F1 팀 대표에 취임한 엔지니어 제임스 볼스는 윌리엄스 F1 내부 프로세스가 참담한 상태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팀 머신 제조 프로세스 전체가 상당히 비효율적이었다고 한다. 또 설계가 적절한 일정으로 실행되어도 부품 관리 체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실제 머신을 조립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4년 윌리엄스 F1에선 프리시즌 테스트 실시 3주 전인 2월 21일에도 주행할 수 있는 머신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한다.

보도에선 윌리엄스 F1이 2만 개에 달하는 부품을 마이크로소프트 엑셀 스프레드시트로 관리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볼스와 윌리엄스 F1 기술 책임자인 팻 프라이는 윌리엄스 F1은 머신 제조에 사용되는 2만 개 부품을 스프레드시트로 관리했다며 2024년형 머신 초기 단계를 포함해 여러 년 전부터 이런 식으로 스프레드시트에 의존해 왔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선 스프레드시트 관리가 적절할 수 있지만 연간 수백억 단위 비용이 드는 F1에서 사용하기에는 상당히 도전적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윌리엄스 F1에서는 스프레드시트에 부품 비용, 제작 시간, 수량, 보관 장소 등에 대한 리소스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개발 스태프가 문서화되지 않은 부품을 찾느라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다고 한다.

볼스는 윌리엄스 F1은 말도 안 되는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하고 있었다며 현재로선 머신 업데이트가 불가능하다며 부품 400개로 이뤄진 프론트 윙을 예로 들면 각 독립적인 구성요소가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완성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검사에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다시 조립해야 하는데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 엑셀 스프레드시트로는 한계에 봉착한다는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처럼 복잡한 부품 데이터베이스로 인해 윌리엄스 F1은 2019년 프리시즌 테스트에 지연 참가해야 했고 시즌 중 개발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윌리엄스 F1은 2023년 실시한 머신 업데이트에 대해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윌리엄스 F1은 경쟁력 있는 머신을 개발하기 위한 포괄적인 기술 기반 개혁 일환으로 엑셀 관리를 폐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발 부서 곳곳에서 여전히 스프레드시트 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보도에선 윌리엄스 F1이 다시 그리드 선두 대열에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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