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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오토파일럿, 충돌사고 수백건 관련되어 있다”

지난 4월 25일 미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완전자율주행 기능인 FSD가 지금까지 수백 건에 이르는 충돌사고, 사망사고 수십 건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23년 3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스쿨버스에서 내린 학생이 고속도로 주행 속도로 달리던 테슬라 모델 Y에 추돌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모델 Y 운전자는 오토파일럿을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모델 Y에 추돌당한 17세 학생은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고 헬기편으로 병원에 후송됐다.

이 사고를 계기로 NHTSA는 테슬라 차량과 관련된 충돌사고 수백 건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가 2024년 4월 25일 공개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자 부주의와 테슬라 기술적 결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부상자 수백 명과 사망자 수십 명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서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FSD를 사용한 운전자가 운전 업무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고 판단됐고 테슬라 기술 역시 운전자가 운전 업무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적절히 보장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NHTSA는 2018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테슬라 차량이 일으킨 충돌사고 956건을 조사했다. 이 충돌사고 중에는 다른 차량이 테슬라 차량에 충돌한 사고도 있었고, 사망자 29명이 확인됐다. 또 테슬라 차량이 주행 경로상 차량이나 장애물에 충돌하는 사고가 211건 확인됐으며 이로 인해 14명이 사망하고 49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기록됐다.

NHTSA는 보고서에서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FSD가 운전자로 하여금 운전 업무에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과 FSD를 사용할 때 핸들에서 손을 떼지 말고 도로에서 시선을 떼지 말라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NHTSA는 대부분 운전자가 지나치게 안심해 주의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NHTSA가 조사한 충돌사고 59건에서 테슬라 차량 운전자는 충돌 전 5초 이상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19건에선 충돌 전 10초 이상 시간이 있었다. NHTSA는 테슬라가 제공한 충돌 로그와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분석된 대부분 충돌사고에서 운전자가 위험을 피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거나 핸들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NHTSA는 운전자가 회피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회피 조치를 늦게 취한 경우는 테슬라의 모든 하드웨어 버전과 충돌 상황에서 확인됐다고 적었다.

또 NHTSA는 테슬라 레벨 2 자율주행 기능을 타사 제품과 비교했는데 다른 회사 제품과 달리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운전자가 스티어링을 제어할 수 없고 작동을 중지시키는 방식이라 운전자가 운전 업무에 계속 관여하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NHTSA는 테슬라 측 설계 선택을 레벨2 수준 다른 기업 설계와 비교해 보면 테슬라는 운전자 관여 시스템이 허술하고 오토파일럿이 지원하는 너그러운 작동 기능과 맞지 않아 레벨2 기술에 대한 접근법에서 업계에서 이례적인 존재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NHTSA는 또 오토파일럿이라는 용어가 오해를 불러일으켜 운전자가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잘못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다른 경쟁사는 같은 기능을 어시스트, 센스, 팀 같은 단어로 제공하고 있다며 테슬라가 용어로 인해 운전자를 혼란스럽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테슬라는 NHTSA 조사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2023년 말 자발적으로 리콜을 발표하고 오토파일럿에 많은 경고를 추가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번 NHTSA 조사 보고서를 받아들여 리콜과 관련된 새로운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NHTSA 조사 결과는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완전히 안전하지 않으며 운전자 주의력 유지를 적절히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고 수백 건과 사망자 수십 명이 발생한 건 기술과 운전자 모두에게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그 중에서도 NHTSA는 테슬라가 오토파일럿이라는 용어 사용으로 운전자에게 혼란을 줬다고 비판했다. 자율주행 기능 한계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해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앞으로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선하고 운전자 주의환기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NHTSA 역시 새로운 조사를 통해 테슬라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자율주행 기술 안전성에 대한 경고이자 완전 자율주행을 위해선 기술뿐 아니라 운전자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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