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년 전부터 1억 5,000만 년 이상 동안 척추동물 정점에 있던 공룡은 6600만 년 전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소행성 충돌로 멸종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소행성 충돌 이전에 이미 공룡은 거의 멸종 직전까지 갔다는 설명이다.
6600만 년 전 백악기 말기 지구는 고온 다습하고 식생이 풍부했다고 전해진다. 공룡은 대형화되어 체장 10m가 넘는 종류도 나타났지만 6600만 년 전 갑자기 지구상에서 멸종했다. 이 6600만 년 전에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했다는 것이 밝혀져 이것이 공룡 멸종 원인이 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소행성 충돌만으로 지구상 공룡이 일시에 멸종한 것은 아니며 소행성은 공룡 번영에 마침표를 찍게 했을 뿐이라는 게 최근 학설이다. 6600만 년 전 지구 대륙은 현재와 다른 모습이었다. 그 중에서도 인도는 유라시아 대륙과 떨어진 큰 섬 모양이었다. 인도 반도 서부에 펼쳐진 데칸고원은 6600만 년 전에 일어난 대규모 화산활동으로 형성됐다고 하며 이런 화산 활동 흔적을 데칸 트랩(Deccan Traps)이라고 부른다.
당시 섬이었던 인도 반도 내 화산활동은 공룡 멸종 80만 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데칸 트랩 화산은 해마다 1,000만 톤에 이르는 이산화탄소와 이산화황을 50만 년 동안 내뿜었다.
화산활동 시작 50만 년 뒤 데칸 트랩 화산은 마침내 분화를 시작했다. 이 분화는 엄청난 규모로 인도 남서부가 완전히 용암에 덮였을 정도였다. 용암바다에 잠긴 인도에선 엄청난 양에 이르는 이산화탄소와 이산화황이 방출됐다. 이로 인해 해수 평균 온도가 2°C나 상승했다. 평균 수온이 2°C 오르면 생태계도 큰 영향을 받는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냉각 효과가 있는 이산화황이 증가하면서 지구 기온이 불안정해졌다. 또 산성비가 바다에 내려 해수 산성화가 진행되면서 해양 플랑크톤이 멸종했다. 플랑크톤이 멸종하면서 이를 먹이로 하는 생물이 멸종하고 또 이 생물을 먹이로 하는 생물이 멸종하면서 식물 연쇄가 붕괴되어 지구 전체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활동 개시 75만 년 뒤 데칸 트랩 화산은 더 규모가 커져 수천 년에 걸쳐 수조 톤에 달하는 용암과 화산가스를 내뿜었다. 지진과 해일이 대륙을 파괴하고 웅장한 소리와 함께 지구 내부에서 엄청난 열이 방출됐다.
더불어 최대 풍속 1,000km에 달하는 유례없는 슈퍼 허리케인이 발생했는데 이는 관측 기록상 최대 허리케인 3배가 넘는 규모였다. 이런 허리케인 힘은 격렬해 성층권 오존층마저 파괴되면서 지상에 자외선이 내리쬘 정도였다.
데칸 트랩 화산에선 수은과 염화수소를 포함한 유독 가스가 계속 분출되어 지구를 뒤덮었다. 이 시점에서 지구 상 많은 생물이 멸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위에 지구 반대편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직경 10km 소행성이 추가로 충돌한 것. 데칸 트랩 화산 활동이 잠잠해진 시점 지구 생물 75%가 멸종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구에는 대규모 생물 멸종이 5번 있었는데 대부분 원인이 화산 활동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미래에 대규모 화산활동으로 인류가 멸종할 가능성은 제로는 아니지만 현재 과학자가 전 세계 화산을 모니터링하고 있어 인류 멸종을 불러올 만한 대규모 화산활동은 수백만 년 전부터 징후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