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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치즈 色 바꾸는 기술 개발됐다

블루 치즈는 청곰팡이를 사용해 만드는 치즈로 청곰팡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이름처럼 치즈 내부에 청록색 줄기가 형성된다. 영국 노팅엄 대학 연구팀이 이런 청곰팡이 색을 변화시켜 분홍색이나 노란색 블루 치즈를 만드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블루 치즈는 청곰팡이(Penicillium roqueforti)를 이용해 만드는 것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로 알려진 로크포르(Roquefort)가 유명하다. 치즈 숙성 과정에서 번식한 청곰팡이는 단백질이나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를 생성해 독특한 향미를 만들어낸다. 또 청곰팡이에 의해 치즈가 부드러워지고 크리미한 식감이 생기며 이 곰팡이가 2차 발효를 진행시켜 치즈 숙성이 더 진행된다. 그리고 이런 청곰팡이가 번식하는 과정에서 치즈 내부에 청록색 줄기가 형성되어 블루 치즈라는 유래가 된 외형을 만들어낸다.

2014년 청곰팡이 유전체 정보가 공개되면서 이 곰팡이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기 시작했다. 노팅엄 대학 연구팀은 청곰팡이 포자 코팅에 포함된 색소를 형성하는 유전자를 개량해 색소 형성 유전적 기반을 규명하려 했다.

그 결과 청곰팡이 색소는 점차 형성되어 처음에는 하얗다가 황록색, 적갈색, 분홍색, 암갈색, 물색 등으로 변화하다가 최종적으로 진한 청록색이 되는 게 밝혀졌다. 이에 연구팀은 이 색소를 형성하는 유전자를 결실시켜 블루 치즈 향미를 내는 휘발성 물질이나 2차 대사 산물 생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청곰팡이 포자 색을 바꾸는데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식품 규제로 인해 유전자 결실 균주는 상업적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이에 연구팀은 UV 변이 유발로 비유전자 재조합 균주를 만들었다. UV 변이 유발은 생물 유전자를 직접 조작하는 게 아니라 자외선을 이용해 유전자에 변이를 일으키는 방법. 연구팀은 청곰팡이에 자외선을 쪼여 DNA에 손상을 입히고 DNA가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염기 서열에 변이가 생기도록 한 뒤 색이 변한 균주를 선별해 청록색이 아닌 블루 치즈를 만들었다.

실제로 변이 균주로 만든 블루 치즈를 맛보니 향미의 강도와 맛의 특징이 달랐다. 조사 결과 변이 균주도 휘발성 물질을 정상적으로 생성했고 치즈 성분에도 큰 차이가 없어 연구팀은 청곰팡이 변이 때문에 맛이 바뀐 게 아니라 색 때문에 맛을 다르게 느꼈을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팀은 “연한 색 치즈를 맛본 이들은 더 마일드한 맛이라고 했지만 진한 색 치즈는 풍미가 진했다는 평가였다“면서 또 갈색이나 연한 녹색 치즈는 과일 향기가 나고 자극적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등 인간이 맛뿐 아니라 시각으로도 맛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역 치즈 제조업체와 협력해 이 변이 균주를 사용한 블루 치즈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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